[매일일보 이한듬 기자] 국내 대표적인 유통공룡기업 롯데와 신세계가 또 다시 맞붙었다. 인천과 강남에 이어 이번엔 부산이다.롯데백화점은 오는 16일 부산시청에서 부산시 및 부산도시공사와 부산 기장에 국내 최대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조성하는 업무협약(MOU)를 체결한다고 14일 밝혔다.롯데는 부산시가 조성 중인 ‘동부산 관광단지’에 총 9만9173m²(약3만평)의 부지를 매입해 5만2892m²(약1만6027평) 규모의 프리미엄 아울렛을 조성할 계획이다.내년 상반기까지 정식 계약을 체결한 후 2014년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오는 2015년 개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이번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서는 동부산 관광단지는 연간 관광객 500만 명이 방문하는 송정해수욕장과 유명 사찰인 해동용궁사가 인근에 위치해 있어, 동부산 관광단지의 관광객까지 감안하면 연간 1000만 명 이상이 이곳을 찾을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문제는 롯데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신세계의 상권과 겹친다는 점이다.신세계는 롯데의 아울렛 개발 부지에서 불과 8㎞ 거리에 신세계백화점 센텀점을 운영하고 있으며, 14㎞ 거리에는 내년 9월 개장을 목표로 매장면적 3만1380㎡(약9509평) 규모의 ‘신세계 첼시 프리미엄 아울렛’을 건설 중에 있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의 프리미엄 아울렛이 들어올 경우 신세계와 롯데의 치열한 상권 경쟁은 피할 수 없을 것이란 전망이다.양 측의 접전은 최근 인천과 서울 강남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롯데는 지난 9월께 신세계백화점 인천점 부지를 약 8500억원에 인천시로부터 사들여 복합쇼핑몰을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추진하려다 신세계의 반발을 샀다.신세계는 즉각 인천점 부지 매각금지 가처분을 신청을 낸 뒤 법원이 이를 반려하자 2차 가처분 신청을 낸 상황이다. 조만간 롯데와 인천시가 맺은 업무협약이 무효라는 취지의 본안소송도 제기할 예정이다.이런 가운데 지난 10월엔 롯데가 신세계의 15년 텃밭이던 강남점 인근 공략에 나설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자 신세계는 1조250억원을 들여 강남점이 입점한 센트럴시티점 지분을 60.2%를 인수하는 등 반격에 나서기도 했다.이처럼 전국 주요상권 밀집지역에서 롯데와 신세계의 충돌이 잇따라 발생하자 업계에서는 양 측의 영역싸움이 건전한 경쟁을 넘어 치킨게임으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그러나 신세계 관계자는 “최근 일련의 사태때문에 일이 계속 커지는 것 같아 우려스럽긴 하지만, 롯데와 마치 싸움을 하는 듯한 갈등 구도는 외부에서 만들어 낸 것”이라며 “상대방과의 경쟁이 아예 없다고는 할 수 없으나, 상권이 커질 수록 오히려 전체의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부분이 분명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