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임현빈 기자] ‘시공실수’로 14명의 사상자가 발생한 장남교 붕괴사고 현장이 방치된 채 공사가 미뤄지고 있다. 문제는 향후 경찰수사결과에 따라 공사 일정이 더욱 지체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주관 시공사인 태영건설에 따르면 당시 사고로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의 공사중지 명령을 받은 후 잔해처리조차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장남교는 총 길이 593m에 폭 11m인 왕복 2차선 교량으로 앞서 경기도 도로사업소가 총 사업비 464억원을 들여 발주했다.태영건설 컨소시엄(코오롱글로벌, 한양, 태윤)이 시공사로 참여해 지난 2008년 2월 착공, 공정률은 80%였으며 내년 4월 완공 예정이었다.그러나 지난 9월 22일 경기도 파주 적성면과 연천 장남면을 연결하는 임진강 교량인 장남교 건설 현장에서 두명이 숨지고 12명이 중상을 입는 등 대형 사고가 발생했다.당시 인부들은 콘크리트를 붓는 타설 작업을 진행하던 중 55m짜리 상판 가설물이 무너져내리면서 15m 아래로 추락했다.무너진 곳은 강이 아닌 자갈밭이었고 근로자들이 상판 잔해와 뒤엉켜 피해가 더욱 컸다.이달 1일 국토해양부 건설사고조사위원회는 장남교 건설 현장에서 발생한 붕괴 사고가 잘못된 시공순서로 인한 ‘인재’였다고 발표했다.직접적인 사고 원인은 상부슬래브용 콘크리트 타설 과정에서 상현 부재가 과도한 압축력에 의해 좌굴돼 교량 상부구조 전체에 과도한 변형이 일어나면서 교량 받침이 이탈해 떨어진 것으로 분석됐다.당시 조사위원회는 콘크리트 타설 순서와 시기를 명확히 표기하고 거더 제작 및 설치공법의 변경 시 반드시 앞서 설계한 구조기술사의 확인을 거쳐 시공해야 한다고 제시했다.태영건설 관계자는 “사고구간에 대한 안전점검 결과에 따라 공사 속행 여부가 결정될 예정”이라며 “현재는 잔해처리를 위한 철거계획서를 공단에 제출한 상태며 곧 잔해 처리를 포함한 공사재개에 들어갈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문제는 건설산업기본법상 공사 중 5명 이상 사망 시 영업정지 1년, 2~5명 이하는 영업정지 3개월이나 과징금 3000만원 이하를 부과하도록 돼 있다는 것.이미 ‘시공 실수’라는 국토부 결과 발표가 있었지만, 현행법상 행정처분의 제재 수위는 경찰 조사 결과 발표에 따라 결정된다.때문에 공단에서 공사재개 명령을 내리더라도 또다시 공사가 미뤄질 수 있다.발주처인 도로사업소 관계자는 “공사 계획에 맞춰 완공하기는 사실상 어려운 상태”라며 “언제쯤 공사를 재개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