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박숙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정치권을 향해 "일본 수출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달라"고 호소했다. 해외순방에서 돌아온 이낙연 총리도 지난 청와대 여야 5당대표 회동결과를 언급하며 "공동대처를 다짐하셨으면 그렇게 해주시길 바란다"고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이원욱 원내수석부대표를 비롯한 여당의 신임 원내대표단 14명과 상견례 성격으로 가진 오찬 간담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해)국민들과 함께 분노하고 걱정도 해야겠지만 희망과 자신감을 드릴 수 있도록 정치권은 협치로 뒷받침해야 할 것"이라며 "추가경정예산이나 일본 수출규제 대응만큼은 힘을 모아주셨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이 원내대표는 "민생과 국익이란 원칙 하에서 유연하게 현 상황을 돌파해 나가겠다"고 화답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일본과의 무역분쟁을 계기로 확장적 재정정책을 확실히 펼쳐나가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문 대통령은 "국제통화기금(IMF)이나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에서는 한국의 재정건전성이 이렇게 좋은데 왜 재정을 더 투입하지 않느냐며 문제제기를 한다"며 "확대재정정책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하지 못하는 부분에 대한 아쉬워하셨다"고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 전날 문 대통령은 반도체 등 여러 분야에서 일본에 의존했던 소재 부품 수입처 다변화와 국산화를 비롯해 부품 소재 산업 경쟁력 강화, 제조업 혁신, 혁신창업을 해법으로 내세우기도 했다. 이 같은 문 대통령의 주문에 맞추어 당정청은 대일 대응에 있어 수동적인 방어에서 벗어나 적극·능동 자세로 전환하면서 이를 뒷받침할 재정 투입에 힘쓸 방침이다.
한편 이낙연 국무총리도 이날 국무회의에서 "추경안 처리가 여전히 표류하고 있는데 국회의 전개가 참담하다"며 "여야 5당 원내대표가 문 대통령과 함께 일본 경제도발에 대한 공동대처를 다짐했으면 실천이 따라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라도 추경을 처리해주길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