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판문점 남북미 회동이 성사된 지 한 달도 되지 않은 25일 북한이 미사일 도발을 재개했다. 북한은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방한한 당일 신형 잠수함을 공개한데 이어, 이날 ‘이스칸데르’급으로 추정되는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는 등 군사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판문점 회동 당시 합의된 북미 실무협상은 아직 일정도 잡히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이날 오전 5시 34분과 5시 57분께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다. 합참은 “모두 고도 50여㎞로 날아가 동해상으로 낙하한 것으로 추정한다”며 “첫 번째 1발은 430㎞로 비행한 것으로 분석했다. 두 번째 1발에 대해서는 미국 측이 다양한 탐지자산을 통해 분석한 결과 첫 번째 발사된 것보다 사거리를 더 길게 평가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상황발생 즉시 청와대 국가안보실로부터 보고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한정우 청와대 부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을 통해 “청와대는 북한의 단거리 미사일 발사와 관련해 국가안보실 위기관리를 통해 긴밀한 상황관리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 부대변인은 이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가 예정돼있어, 관련 사안이 집중 논의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78일만이다. 앞서 북한은 지난 5월 4일과 9일 ‘북한판 이스칸데르’급 미사일을 두 차례 발사했다. 당시 우리 정부는 미사일 아닌 발사체로 규정하는 등 ‘로키’로 대응했고, 이후 판문점 회동이 성사됐다. 그 결과 하노이 노딜 이후 중단돼 비핵화 실무협상 재개 합의가 나왔다. 하지만 당시 북미 정상이 당시 합의했던 재개시한(2~3주)이 지나도록 아직 진척이 없는 상황이다.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 종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 전문가들은 이날 북한이 쏜 미사일 2발을 지난해 2월 북한 열병식에 등장한 KN-23 신형 단거리탄도미사일로 분석했다. 북한이 5월 발사했던 미사일 또한 KN-23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와 관련, 합참 관계자는 “이번 미사일이 5월 발사체와 유사하다고 평가하기에는 아직 분석이 필요하다. 5월에 발사된 신형 단거리 미사일도 아직 분석 중”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