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일자리' 노래 부른 정부와 '고용없는 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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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일자리' 노래 부른 정부와 '고용없는 성장'   
  • 이광표 기자
  • 승인 2019.09.26 12: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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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광표 기자] 우리 경제의 ‘고용 없는 성장’ 추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입에 달던 정부의 집권 3년차를 통과 중인데 참으로 아이러니한 일이다. 전문가들은 고용과 부가가치 창출 효과가 높은 서비스산업 육성이 시급하다고 줄곧 지적하고 있다. 하지만 정부는 이같은 고용시장 변화 흐름을 읽기 보다 막대한 재정 투입을 통한 국가 주도 일자리의 '숫자 늘리기'에만 급급하다.
민간부문에서는 양질의 일자리를 대표하는 제조업을 중심으로 취업자수가 감소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시장에 의해서가 아니라 정부의 재정 지출에 의해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정부가 개입하는 고용시장은 시간이 지나면 역효과를 불러일으킬 것이 자명하다. 정부 주도 일자리의 대표적 사례인 '초단기 일자리'가 증가하는 점도 씁쓸한 대목이다. 통계청의 '최근 5년간 취업시간별 고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초단시간 일자리는 지난달 209만6000명으로, 월 기준으로는 처음으로 20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26만명 가량 늘어난 수치다. 이마저도 50대 이상 취업자는 늘어났지만 30∼40대에서 감소했다. 20조원이 넘는 막대한 일자리 예산이 투입된 것을 고려하면 '성과'로 볼 수도 없는 부끄러운 결과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개입한 고용시장은 불완전하며 일시적일 수밖에 없다. 확대 예산 편성과 국가재정 투입이 언제까지 계속될 수도 없다. 그나마 최근까지 막대한 국가재정으로 고용 정책을 견인할 수 있었던 배경엔 반도체 산업의 호황에 따른 추가 세수 확보가 자리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하지만 업황 악화로 이전과 같은 사정도 못 된다. 그럼에도 청와대와 정부는 최근 발표된 8월 고용 지표를 두고 한 목소리로 "정책 성과가 나타났다" "고무적인 변화다"라며 반색했다. 비교 대상인 '지난해 8월' 지표가 나빴던 데 따른 기저효과라는 전문가들의 지적은 안중에도 없어 보인다. 최근 경기전망을 예측하는 경기선행지수에서 고용 관련 지표가 전부 사라졌다는 소식도 '고용 없는 성장'의 씁쓸한 단면을 보여준다.  국가통계위원회는 지난 20일 선행지수 구성지표 가운데 구인구직비율을 제외하면서 더 이상 고용 지표를 판단 기준으로 삼지 않기로 했다. 선행지수 구성지표에서 고용이 제외된 건 1981년 3월 선행지수를 공표하기 시작한 이후 처음이다. 민간 대신 정부가 고용을 주도하면서 고용 지표를 통한 경기 예측력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실제 정부 개입으로 만들어진 일자리는 경기 선행성보다는 동행이나 후행 성격으로 변하고 있다. 부진을 탈출하기 위한 인위적인 성격이 강해서다. 일자리를 얻어 늘어난 소득으로 소비를 확대하는 식이기 때문에 고용은 경기와 같이 움직이거나 시차를 두고 뒤따라올 수밖에 없다.  한은은 지난해 12월 발간한 '고용과 거시경제정책 역할' 보고서에서 "미래 경제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을 때 성장과 고용에서 괴리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미래 예측이 불확실해지면서 기업 등 민간부문이 고용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는다는 의미다. 30~40대와 고용 시장에는 여전히 찬바람만 분다. 정부가 노인일자리와 단기일자리 등으로 고용지표를 개선하는 것에만 매몰된 사이, 여기에 쓰인 막대한 일자리 예산은 결국 '빚'으로 쌓이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터질 '폭탄'이 될 지도 모르는 '빚'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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