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경심 구속에 민주당 대응 자제...정국 돌파 방안 모색
이인영 “가보지 않은 길” 공수처와 선거제 동시처리 시사
[매일일보 김나현 기자]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구속을 계기로 보수 야당의 공세가 강화되자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정국에서 공조한 군소정당과 ‘선거제 연대’에 나서는 모습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속도전에 나서며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의 ‘선처리’ 방침도 밝힌 상황이지만 자유한국당의 완강한 반대에 부딪힌 상황이다.
이인영 민주당 원내대표는 24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전날 여야 교섭단체간 협상을 언급하며 “한국당의 새로운 제안이 없었다. 어제 기점으로 교섭단체간 합의는 쉽지 않다는 점이 확인됐다”고 했다. 이어 “(협상이) 무산된 책임은 자신의 입장을 고집하며 협상장을 나선 한국당에 있다”며 “민주당은 이제 가보지 않은 길로 나서겠다. 형식과 주제를 구애받지 않고 패스트트랙을 함께 추진한 정당과 전면적인 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했다.
검찰개혁과 관련한 교섭단체간 협상에서 돌파구가 마련되지 않자 앞서 패스트트랙 공조에 나섰던 정당과의 소통 방침을 본격화 한 것이다. 민주당 의석(128명)에 정의당(6명), 민주평화당(4명), 대안신당(바른미래당 소속인 장정숙 의원 포함 10명), 친여 성향 무소속(5명) 등을 합치면 의결정족수(149명)가 확보된다는 구상이다.
다만 군소 야당은 기존 합의에 따라 공직선거법을 우선 처리해야한다고 요구하고 있어 이마저도 여의치 않을 전망이다. 민주당은 검찰개혁 법안이 오는 29일부터 본회의로 넘어간다고 보고 있지만, 선거법은 다음달 27일에나 본회의에 부의될 예정이다. 이에 군소야당과의 협상이 전개돼도 법안 처리 순서 등을 놓고 치열한 수 싸움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박찬대 원내대변인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검찰개혁 법안과 선거법상 시차가 한 달이 있는데 우선적으로 공수처 설치에 대한 분명한 의지를 갖고 협상을 진행하면서 선거법도 같이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새벽 정 교수의 구속 사실이 알려진 후 민주당은 유일하게 공식 논평을 내지 않으며 침묵을 지켰다. 다만 민주평화당은 “정 교수의 구속영장 발부에 대해 물과 기름과 같이 찬·반이 갈린 상황에서 법원의 심리적 부담감과 압박감이 상당히 컸을 것”이라며 “이제 갈등과 분열, 충돌을 내려놓고 법정에서 실체적 진실이 가려지기를 기다려야 한다”(박주현 수석대변인)고 했으며, 정의당도 “구속은 결정되었지만, 정 교수에게 법원의 최종 판결이 내려진 것이 아니다”(오현주 대변인)이라는 논평을 냈다. 보수야당에서 조 전 장관을 ‘게이트의 몸통’이라고 칭하며 검찰을 향해 조사를 압박한 것과 비교하면 협상 국면에서 발언의 수위가 조절됐다는 평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