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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박규리 김나현 조현경 기자] 4.15 총선을 5개월 앞두고 보수통합론이 분출하면서 정치권의 ‘헤쳐모여’ 움직임이 급물살을 타기 시작했다. 총선 예비후보등록일인 12월 17일까지 40일 간 치열한 수 싸움이 지나면 이합집산의 윤곽이 드러날 전망이다. 여권 입장에서 최악의 시나리오는 보수통합이 성사돼 내년 총선에서 ‘범보수 대 범진보’의 양강구도가 형성되는 것이다. 정권 심판론이 총선의 최대 화두로 떠오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보수통합 추진을 공식화한지 하루만인 7일 “지금은 모든 걸 통합의 대의에 걸어야 할 때다. 통합이 정의이고 분열은 불의”라며 강력한 통합 의지를 드러냈다. 황 대표를 비판하는 우리공화당에 대한 반박이자 황 대표를 향해 진정성을 보이라는 유승민 의원의 요구에 대한 화답으로 풀이된다. 그는 “자유민주세력 대통합의 구체적 실행방안을 수립해 반드시 국민 뜻인 대통합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세심히 준비해달라”고 당에 지시하기도 했다.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을 이끌고 있는 유 의원도 이날 “보수 재건을 위해서 세 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며 “그런 자세로 이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했다. 유 의원은 보수통합의 조건으로 ‘탄핵의 강을 건너고, 개혁보수를 지향하며,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라는 세가지 원칙을 제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황 대표는 전날 보수통합 추진을 공식화하면서 ‘신당 창당 방식의 통합’도 가능하다고 밝힌 바 있다.
최대 걸림돌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문제다. 유 의원은 “한국당에 계신 분들이 그 점에 대해서 분명한 입장을 정리해야 하리라 생각한다”고 했다. 이에 화답하듯 한국당 초선의원 44명 전원은 이날 성명을 내고 “보수대통합에 적극적인 지지를 표명하고 향후 보수대통합의 길에 밀알이 되겠다”며 “내년 총선과 관련하여 모든 것을 내려놓고 당에 백지위임하기로 결의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선배 의원들의 결단을 압박했다.
이처럼 보수통합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지만 아직은 여러 갈래의 길이 열려있다. 당장 유 의원은 이날 신당기획단 출범을 알렸다. 그는 한국당과의 당대당 통합을 염두에 두었는지를 묻는 질문에 “저희 플랜은 신당으로 가겠다는 것”이라며 선거용 이합집산을 일축했다. 그러면서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을 기점으로 창당 작업에 들어갈 것이라고 했다.
보수통합이 어떤 결말을 맺느냐에 따라 정계개편의 틀이 달라질 전망이다.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대안신당 등 범여권은 보수통합 움직임을 주시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