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인상 제한하고 IPTV 가입 유도도 금지
교차판매 금지·송출수수료 인상제한은 제외
[매일일보 박규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10일 SK텔레콤 자회사 SK브로드밴드와 티브로드의 합병과 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를 조건부로 승인했다.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는 각각 인터넷TV(IPTV) 시장점유율 2위·3위 업체로 지난 5월과 3월에 케이블TV업체 티브로드와 CJ헬로비전의 주식을 인수하는 기업결합 안건을 공정위에 신고한 바 있다. 만약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등의 최종 승인으로 기업결합이 확정될 경우 시장 1위 사업자 지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공정위는 이번 기업결합 승인이 시장 독과점 우려를 막기 위한 '조건부 승인'이란 점을 재차 강조했다. 조성욱 위원장은 "SK브로드밴드와 LG유플러스가 신청한 기업결합 건을 심사한 결과 해당기업 결합을 승인하기로 했다"면서도 "유료 방송시장에서의 경쟁제한 우려를 차단하고 소비자선택권을 보호하기 위해 시정조치를 부과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시정조치는 2022년 말까지가 시한으로 △케이블 TV 수신료 물가상승률 초과 인상 금지 △케이블TV 채널 수 및 소비자 선호 채널 임의 감축 금지 △고가형 방송 상품으로 전환 강요 금지 △모든 방송 상품에 대한 정보 제공 등이다. 다만 결합업체 간 교차판매 금지나 방송채널사용사업자(PP)와 홈쇼핑 업체에 대한 송출수수료 인상 제한 조치는 빠졌다.
앞서 공정위는 지난 2016년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합병은 불허했지만 이번에는 허용으로 입장을 틀었다. 이에 대해 조 위원장은 "2016년과 2019년의 경쟁 제한성 정도가 다르다. 과거 시장지배적 지위였던 SK텔레콤과 CJ헬로가 결합하는 것과 3위 사업자인 LG유플러스와 CJ헬로가 결합하는 것은 상황이 다르다"며 "이번에는 이를 해소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어 "또 그동안 산업이 디지털 중심으로 개편되는 등 유료방송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있었다"며 "(두 기업의 기업합병에 있어서) 경쟁 제한성이 분명히 있지만, 시장이 급격히 변화하고 있기 때문에 불승인하는 것보다는 다른 조치를 통해 경쟁 제한성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혁신을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교차판매 금지·송출수수료 인상제한은 제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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