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문희상 국회의장의 아들 문석균 더불어민주당 경기 의정부강 지역위원회 상임부위원장이 내년 총선에서 문 의장의 지역구에 출마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자유한국당이 문 의장이 예산안 상정에 편파적으로 행동했다고 보고 “여당의 하수인”이라며 의장직 사퇴를 요구했다.
한국당 심재철 원내대표는 16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오전 11시에 문 의장이 여야 교섭단체 대표들과 의장실에서 만나자고 했지만 저는 그 시각에 의장을 만나지 않겠다”며 “헌정사상 유례없는 사나흘짜리 꼼수 쪼개기 국회를 열겠다는 민주당을 편들고, 여당의 하수인 역할이나 하는 의장을 만나서 무슨 얘기를 하겠느냐”고 말했다. 이어 그는 “우리는 오늘 의장사퇴 촉구 결의안을 제출할 계획”이라며 “문 의장이 예산안 날치기를 하는 등 그동안 의사진행을 매우 편파적으로 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 의장이 회기결정 건에 필리버스터를 방해한다면 직권남용과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고발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와 관련, 이날 한국당은 국회 본청 앞에서 ‘공수처법·선거법 날치기 저지 규탄대회’를 열었다. 이 과정에서 국회에 모인 일부 지지자들이 국회에 집결했고 국회 본청 문 앞까지 올라와 국회 앞에서 농성을 벌였다. 대회에서 정미경 최고위원이 “500조 이상의 세금을 날치기 한 자”가 누구냐고 묻자, 지지자들은 “문희상”이라고 답하며 문 의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구호를 외쳤다.
한편 문 의장은 이날 입장문을 통해 “지금의 국회는 지금껏 겪어보지 못했던 최악의 상황만 연출해 부끄럽고 부끄럽다”며 “매일같이 모욕적이고 참담한 심정으로 잠을 이룰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오늘 특정세력 지지자들이 국회를 유린하다시피 했다. 급기야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도 안 될 일이 벌어진 것”이라며 “여야 정치인 모두가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제발 상식과 이성을 갖고 협상에 적극 나서주기를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문 의장은 임시국회 본회의가 원만하게 진행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하고 본회의를 개의하지 않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