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기자] 이완구 전 국무총리가 28일 오는 4월 총선 불출마와 함께 정계 은퇴를 선언했다. 정치권을 향한 그의 고별 메시지는 극단화된 진영 대결과 절대 권력의 부패에 대한 경계였다.
이 전 총리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두 분의 전직 대통령이 법정에 서는 불행한 현실에 정치도의적인 반성과 자괴감에 잠 못 이루고 있다. 이런 번민과 고심 속에서 정치권의 과감한 변화와 개혁을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며 “저는 오는 4월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정치권을 떠나면서 감히 부연하자면, 정치권과 정당은 무엇보다도 힘없고 홀대받는 사회적 약자와 일상적 삶에 급급한 민초들을 위한 세심한 배려와 피부에 와 닿는 정책을 적극 챙겨달라”며 “이념과 진영, 지역에 사로잡힌 구태정치를 버리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변화와 개혁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권력과 세력은 분열되면 필히 합쳐지고, 합쳐지면 필히 분열한다. 이는 지난 역사와 권력의 순환 속에서 잘 드러나고 있다”고 했다.
또한 이 전 총리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언급하며 “3년여 동안 고통 속에서 지내는 박 전 대통령의 석방이 서둘러 이뤄지길 고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유보수진영의 와해와 분열은 대한민국의 희망과 미래를 어둡게 하는 국가적 손실”이라며 “모쪼록 자유우파가 대통합을 통해 ‘분구필합’의 진면목을 보여주길 염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정치는 허업, 절대적인 권력은 절대적으로 부패한다 등 지난날의 저의 경험 속에 축적된 회한과 만감이 밀려온다. 비록 정치권을 떠나지만, ‘이 나라가 어디로 가고 있나’ 이 화두는 언제나 제 가슴 속에 자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는 허업’이라는 말은 고 김종필 전 총리의 발언이다.
한편 이 전 총리는 박근혜 정권 두 번째 총리이자 3선 국회 의원이며 새누리당 시절 원내대표도 맡은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