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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황병준 기자] 신종코로나바이러스 이른바 ‘우한 폐렴’ 공포(포비아·phobia)가 산업과 경제계는 물론 일상생활까지 뒤흔들어 놓고 있다. 출근길 마스크를 쓰지 않는 사람들을 찾기가 어려워졌고, 대중들이 붐비는 지하철과 버스 등에서도 접촉을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중국 사람이 많이 찾는 명동 등 일부 지역에서는 점심·저녁 등 식사 자리도 갖지 않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또한 중국 여행객이 많이 찾는 면세점 등도 고객의 발길이 끊기면서 유통업계는 ‘초비상’이다.
대형마트·전통시장 등 사람들이 분비는 시설 등도 발길이 줄어들고 있다. 우한 폐렴이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는 소식에 소비자들은 마스크, 손소독제 등 위생용품 구입만 늘어날 뿐 생필품 등은 온라인을 통해 구입하는 현상이 급증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마트와 면세점의 방문객은 30~40% 감소했으며, 백화점 등에서도 손님이 급격히 줄어든 모습이다. .
공연계도 비상이다. 새해가 들어서 연극이나 뮤지컬, 콘서트 등 행사가 줄을 잇고 있지만 우한 폐렴으로 인해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일부 공연은 취소 또는 연기되고 있는 실정이다.
체육계도 상황도 마찬가지다. 겨울철 대표 스포츠인 농구와 배구 등이 관중 감소 사태를 맞을 수 있다. 이번 사태로 다중 시설을 찾는 팬들이 줄어들면서 집에서 TV 등을 통해 경기 관람이 늘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경기장 마다 손소독제 등을 비치하면서 관객들의 우려에 대응하고 있지만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번 폐렴의 바이러스가 노인과 어린이 등 상대적으로 면역력 취약계층에 감염이 우려되면서 아이가 있는 가정들은 어린이집과 유치원 등에 보내지 않는 가정도 늘어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번 사태에 따른 감염증 예방수칙을 긴급 배포하면서 어린이집은 외부인 출입을 막고, 외부 현장학습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또한 감염 우려로 인한 결석도 출석으로 인정하는 조치까지 내려졌다.
문제는 이번 사태가 언제 끝날 수 있을지 단정하기 어렵다는 데 있다. 아직 바이러스 백신이 개발되지 않고 있고, 방역과 전염 확산에 주력하고 있지만 사태 해결을 위한 뚜렷한 방안을 찾기 힘들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29일 0시 기준 감염 확진자는 5974명이며 이중 132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의심환자는 2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이는 지난 2002년 전세계를 충격과 공포에 밀어넣었던 사스보다 증가 속도는 휠씬 빠른다. 여기에 전문가들은 이번 우한 폐렴이 향후 더욱 확산될 수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아직 초기 단계일 수 있다는 것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로 인해 감염자가 수십만명에 이를 수 있다는 경고를 내놓고 있다. 이는 메르스 이상의 충격이 발생할 수 있다.
우한 폐렴이 전세계적으로 확산되면 경제, 산업에도 영향이 불가피하다. 여기에 내수 위축은 물론 중국 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글로벌 경제 성장까지 가로막을 수 있다.
전세계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여 있는 요즘, 초기 방역과 전염병 확산을 막지 못하면 전세계가 동일한 위험에 놓일 수 있다는 것 잊어선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