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편의점 업주들이 폭발했다. 편의점 본사의 불공정 횡포를 더이상 두고 보지 않겠다는 작정이다.국내 유명 브랜드의 편의점 업주들이 2일 오후 2시경 국회 의원회관 세미나실에 모였다.이들은 민주통합당 민병두 의원과 참여연대 등이 공동 주최한 '맹사업법 개정 필요성' 토론회에서 편의점 본사의 횡포를 숨김없이 증언했다.   ▲"월수익 500만원" 허위정보경남 진주시에 사는 A씨는 "본사에서 2~3년간 시장 조사를 했다. 한 달에 최저 500만원의 수익은 보장된다"는 말을 듣고 세븐일레븐을 개점했다.'롯데'라는 대기업 계열사여서 확실할 것이라고 믿었다. 매장 권리금 6800만원은 부모님이 30년 째 살고 있는 아파트를 담보로 6000만원을 대출받아 마련했다.그러나 1년이 지나는 동안 매출이 오르기는 커녕 아르바이트 인건비도 벌기 힘들어 하루에 15시간씩 일했다.A씨는 "폐점을 하려면 해지위약금으로 6000만원을 내야하고 개점할 때 들어간 시설비도 물어야 한다"며 분통을 터뜨렸다. ▲근접 출점…거리제한 무시노원구 창동역 인근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B씨는 최근 2년 동안 500ｍ 이내에 편의점 9개가 들어서면서 적자운영을 하고 있다. 주변의 미니스톱과 세븐일레븐, CU 등이 모두 마찬가지다.관악구 신림동에는 편의점이 무려 108개나 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250ｍ 이내에 출점하는 것을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무시되고 있다.걸어서 1분도 안 걸리는 10ｍ 이내에 동일 브랜드의 편의점이 들어서 있기도 하다.강남구 대치동 선릉역 인근에도 40여개의 편의점이 몰려 있다.한 건물에 같은 브랜드의 편의점이 2개나 있다. 바로 옆 건물에도 동일 브랜드 편의점이 1개 더 들어섰다. 같은 이름의 편의점이 3개나 몰려있는 셈이다.▲24시간 심야영업 강요C씨의 남편은 갑상선·임파선 전이암을 치료하다가 CU개발담당을 소개받아 편의점을 오픈했다.건강상태가 나빠져 폐점을 요청했더니 본사는 1년 치 수익을 해지위약금으로 요구했다. 아르바이트생을 구해봤지만 쉽지 않았다.지난달에 약 5일 동안 오전 3~8시까지 영업을 하지 않자 본사는 계약해지를 예고했다.C씨는 "우리 남편이 편의점에서 근무하다가 죽어나가게 생겼다"며 "편의점 문을 닫고 남편이 건강에 신경 쓸 수 있도록 해 달라"고 하소연 했다.

▲불공정행위 입막음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편의점 본사의 불공정행위가 알려지자 본사들은 '입막음'을 시도했다.

세븐일레븐은 최근 편의점주들로부터 '온라인 활동 금지'를 내용으로 하는 '확약서'를 받아갔다.온라인 활동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하면 민·형사상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겠다고 협박했다는 증언도 나왔다.미니스톱 점주 D씨는 "외부에 정보를 누설하면 위약금 3억원을 물리겠다는 서약서를 받아갔다"고 고발했다.

세븐일레븐 점주 E씨는 "공정위에 제소했지만 공정위 조사관은 본사 개발팀에서 알아서 할 일이라며 모른 체 했다"며 공정위의 무관심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