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기고] 최근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푸드트럭 소상공인은 갈 곳을 잃어버렸다. 연중 날씨가 좋아 야외에 사람이 붐비는 봄, 가을철이 푸드트럭 최대 성수기지만 지역 축제, 각종 행사들이 전면 취소되면서 장사를 할 수 있는 공간이 모두 사라졌기 때문이다.
푸드트럭은 지난 2014년 식품위생법, 도로교통법 등 적극적인 법 개정을 통해 영업이 합법화 됐다. 하지만 지자체에서 지정한 영업장소는 제한적이고 이미 합법적으로 지정된 영업장소는 유동인구가 없는 곳이라 해당 장소들은 결국 푸드트럭이 ‘거리를 두는’ 장소가 되어버렸다.
결국, 손님이 있는 제대로 된 영업장소를 찾기 위해 전국의 축제, 행사를 찾아가는 방법 뿐이다. 그러나 이마저도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면서 푸드트럭 시동은 꺼져버린 상태다.
그렇다면 지역축제, 행사에만 의존하는 푸드트럭 업계는 어떻게 개선되어야 할까? 서울 서초구는 유동인구가 많은 강남역 인근에 기존 노점상을 푸드트럭으로 대체해 영업장소를 제공해 푸드트럭에게 ‘실효성 있는’ 영업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또, 고속도로 졸음쉼터 역시 저렴한 임대료로 푸드트럭에게 영업장소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외출, 외박이 금지된 장병들을 위해 푸드트럭으로 이색적인 식사를 제공하는 군부대도 늘어나고 있다.
이처럼 푸드트럭 활성화 관건은 정부 의지에 달려 있다. 지역축제와 연계한 푸드트럭의 다양한 사업모델 발굴 뿐 아니라, 강남역 인근과 같이 유동인구가 많으면서 합법적인 영업장소는 대부분 공유지이기 때문에 개인 사유지까지 영업장소를 확대해야 한다.
개인 건물에서는 식당을 차릴 수 있으면서 개인 땅에서는 푸드트럭이 영업신고를 할 수 없는 현실은 너무 불합리하다. 기존 식당 자영업자들도 푸드트럭의 영업으로 영업권이 침해된다고 주장할 게 아니라 공생해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아야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푸드트럭이 일반 식당 근처에서 영업하면 매출이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식당의 매출도 함께 올라간다는 연구 발표가 있다. 이는 다양한 먹거리를 제공함으로써 다양한 소비자를 해당 존(zone)으로 오게끔 유도해 소비를 유발하기 때문이다.
최근 들어 코로나19로 식당에서 사람들과 함께 식사하는 것을 기피해 단체도시락 배달 주문이 급증하고 있다. 이에 따라 기업들은 현장에서 푸드트럭에서 즉석 조리한 ‘온기 있는’음식을 도시락 형태로 배식 받고자 한다.
하지만 이 역시 기업 주차장 등 사유지에서의 영업이라 지자체에서는 허가를 해주지 않는다. 기업 유휴공간에 푸드트럭을 매칭해 매일 다양한 식사를 제공하고 빅데이터를 모아 기업, 인근 주민 특성에 맞는 적절한 음식을 제공하는 일본에 비해 한참 뒤쳐진 현실이다. 유휴공간 외 다양한 사유지에서도 음식을 제공해 푸드트럭 케이터링 산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미국에 비하면 말할 것도 없다.
이제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가 시작되면서 푸드트럭은 청년창업 뿐 아니라 시니어도 쉽게 창업할 수 있는 아이템이 됐다. 따라서 영업할 장소가 확대되고, 금융 및 교육에 대한 지원이 있다면 성공적인 창업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