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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13일 통계청이 발표한 4월 실업자 수는 117만2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달보다 오히려 7만3000명이 감소했다. 이는 호황으로 실업자 수가 줄어든 것이 아니라 코로나19로 인해 구직 자체를 포기한 이들이 늘어난 결과다. 구직 의사를 밝힌 이들만이 모수가 되는 통계상 착시현상이다. 같은 달 실업급여 지급액은 고용 악화의 실상을 보여준다. 4월 실업급여 지급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551억원 급증한 9933억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코로나발 실업대란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평가다. 문제는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는 실업자 폭증으로 비명을 지르고 있다. 수출 의존도가 높은 한국은 수출 감소, 생산 감소, 일자리 감소로 이어지는 미증유의 실업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한국은 5월 1~10월 대미 수출이 반 토막이 났다. 이로 인해 전체 수출도 절반 가까이 감소했다. 한국경제의 수출 의존도가 높은 만큼 미국을 비롯한 주요 수출국의 경제 상황이 회복되지 않는다면 실업 문제는 악화 일로를 달릴 수밖에 없다. 하지만 미국 등 주요 수출 대상국의 상황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은 4월 한 달 동안 일자리가 무려 2000만개 넘게 줄었다. 4월 실업급여 신청률은 14.7%로 1930년대 대공황 이후 최악이다. 트럼프 행정부 내에서도 5월초 대공황 상황에 버금가는 실업률 25%에 이미 도달했을 것이란 관측이 나올 정도로 상황은 악화 일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는 코로나19 위협 속에서 경제활동 재개를 밀어붙이고 있지만 코로나 재확산을 불러 더욱 깊은 수렁에 빠져들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해고 대신 고용유지제도를 택한 유럽이라고 다르지 않다. 대표적인 독일의 경우 고용유지 지원금 현황을 보면 미국과 비슷한 수준의 고용난을 겪고 있다.
중국과 일본 등 나머지 경제대국도 실업대란에 신음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은 3월 공식 실업률이 5.9%를 기록했다. 하지만 래리 후 매쿼리증권 중국담당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말쯤 9.4%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일본의 경우 노무라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코로나 사태로 인해 65만명이 실직, 실업률이 전후 최악 수준인 6.1%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