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지원 거듭하다 그룹 전체가 위험해질 수도
[매일일보 박동준 기자] 재계가 장기 침체로 '계륵' 처지에 놓인 건설계열사 지원을 두고 떨고 있다. 당분간 건설 업황 반등을 기대하기 힘든 상황에서 무리하게 지원을 하다 그룹 전체가 위험에 처할 수 있기 때문이다.지난 12일 한라그룹은 만도 자회사 마이스터를 통해 한라건설 유상증자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마이스터는 유상증자 자금을 만도를 통해 전액 출자받아 활용한다.이번 유상증자에 대해 시장은 깊은 우려감을 표명했다.지난해 극동건설 지원에 너무 힘을 쏟은 나머지 그룹이 분해된 웅진 사례부터 두산그룹, 동부그룹에 이르기까지 그룹 차원의 전사적인 지원에도 해당기업 주가는 하락을 거듭했기 때문이다.두산그룹은 지난 2월 두산중공업을 통해 두산건설이 실시한 4500억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여기에 더해 두산중공업 사업부인 배열회수보일러(HSRG) 분야도 두산건설에 넘겨줬다.동부그룹은 동부건설 지원을 위해 그룹 오너가 직접 사재를 출연했다.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부자는 지난 12일 138억원 규모의 동부건설 BW(신주인수권부사채)를 주식으로 전환했다. 김 회장과 장남 김남호 동부제철 부장이 276만주 규모의 BW를 주식으로 전환한 것이다. 이번 주식전환으로 138억원의 BW가 부채에서 자본금으로 변경됐다.이형실 신영증권 연구원은 “한라건설이 유상증자 외에도 골프장과 지연 사업장 매각 등 각종 자구책으로 총 5600억원을 조달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건설경기가 어려워 목표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평가했다.한라그룹은 시장의 우려감에 대해 너무 과하다고 평가했다.한라그룹 관계자는 “만도가 기존 현금성 자산 9000억원 가량을 보유하고 있었고 올해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흐름 및 차이나홀딩스 기업공개를 통해 조달하는 자금을 모두 합치면 2조원 가까이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다”며 “이번 유상증자로 인한 유동성 부족 우려는 전혀 걱정할 사항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