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반도체 수출, 중국 비중 46%
중국, 2025년 자급률 75% 목표
수출 다변화는 장기적 과제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우리나라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나치게 높다는 점이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지적됐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반도체 품목이 미·중 패권전쟁의 핵심 품목으로 떠오르자 국내 반도체 업계는 비상 상태다. 국내 수출을 주도하는 반도체 산업이 흔들리면 우리나라 경제 전체가 어려워 질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무역 중심 국가다. 한국무역협회 무역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63.7%다. 이 중 수출이 33%, 수입이 30.7%다.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가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기준으로 17.3%다. 이는 2~4위인 자동차(7.9%), 석유제품(7.5%), 자동차부품(4.2%)을 합친 것과 맞먹는 수치다.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의 비중은 압도적이다. 관세청 5월 수출입 현황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 비중은 46.7%다. 2위는 베트남(8.5%)과 3위 미국(8.3%), 4위 대만(5.3%)과 확연한 격차를 보인다. 특히 지난달 반도체 수출은 중국(8.4%)과 미국(30.8%)이 지난해보다 큰 폭으로 상승했다.
이에 중국 수출이 흔들릴 경우 반도체 전체 수출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중국은 반도체 자급을 국가적 목표로 제시했다. 2025년까지 반도체 자급률을 75%로 올리겠다는 구체적 수치도 내놓았다. 반도체 분야는 중국의 기술굴기 제조2025의 핵심 품목이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반도체 심장론’을 내세우며 직접 독려할 만큼 공산당 수뇌부의 관심이 지대하다.
중국 공산당의 전폭적 지원에 힘입어 중국 반도체 업체들은 기술적 성과를 내놓고 있다. 칭화유니그룹 양쯔메모리(YMTC)는 최근 128단 적층형 낸드플래시 개발에 성공했다고 발표했고, 창신메모리가 연내 17나노(㎚) D램을 양산할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 반도체의 탈(脫)한국이 빠르게 오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중국 업체들은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고 하면서도 실제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적이 없다. 또한 최근 중국 반도체는 미국의 집중 견제를 받으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도 해결은 장기적 문제로 바라봐야 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수출 다변화가 바로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현재 중국을 대체할 만한 시장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지금 당장 반도체 수출에서 중국만한 시장을 찾기는 어렵다”면서도 “중국 편중 현상을 개선하는 과제는 급하게 서둘러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아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