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택일 아닌 자유무역 원칙 고수해야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한국 경제에서 무역이 차지하는 비중은 높다. 특히 중국과 미국은 수출액 기준으로 1, 2위를 차지하고 있는 주요 국가이다.
27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중국이 우리나라 총 수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8%다. 미국은 12%로 그 뒤를 잇는다. 한국 전체 명목 국내총생산(GDP)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3%다. 이에 재계에서는 미국과 중국 모두 놓칠 수 없다며 양자택일의 ‘이분법적’ 사고를 경계하면서 양국 간의 대결 구도가 악화되는 것을 우려하는 기업들이 나오고 있다.
재계에서는 아직까지 미국과 중국 모두 한국을 무역 파트너로서 삼아 전략적 제휴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미국은 우방국과 경제번영네트워크(EPN, Economic Prosperity Network) 구축을 준비 중이다. 중국을 배제한 미국과 우방국 중심의 새로운 글로벌 경제 질서를 재편하겠다는 의도다. 미국은 한국을 EPN 협력대상국으로 보고 있다.
중국도 미국의 EPN에 맞서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조기 타결, 한·중·일 자유무역협정(FTA) 추진, 일대일로 강화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 가입 등을 추진하고 있다. 중국은 RCEP, 한중일 FTA, 일대일로 참여 등에서 한국과의 협력을 요청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원칙과 국익에 입각해 투명한 자유·공정무역의 일관된 기조로 대응해 수출 기업의 경영활동이 위축되지 않도록 대처해야 한다고 말한다. 서진교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지난 23일 ‘제2회 대한상공회의소 포럼’에서 “우리가 그동안 취해온 ‘전략적 모호성’(strategic ambiguity)이 곧 한계에 부딪히게 될 것”이라며 “우리는 선진국과 신흥국 사이에서 국익 위주의 공정하고 투명한 자유무역을 기본 원칙으로 명확히해 일관되게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총기 김앤장 법률사무소 고문은 “코로나19에 따른 미·중 경쟁에도 불구하고 양국간 완전한 탈동조화는 불가능하다”며 “중국의 한국 제1 수출시장 입지도 당분간 변함이 없을 것이므로, 중국과의 관계는 이분법적으로 접근하기 보다는 협력의 틀을 지속적으로 관리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미국과 중국의 갈등에 한국 수출 기업들이 엮일 경우 피해가 막심할 것”이라며 “글로벌 지정학적, 정치적 불확실성에 기업들의 고심이 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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