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주가 100만원까지 제시되며 대장주 군림…배터리 분사 발표 후 하락세 완연
‘개미’들 물적분할 배신감 쉽게 가라않지 않을 듯…ITC 최종심 연기도 반갑지 않은 소식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끝없이 치솟던 LG화학의 기업 가치가 배터리 사업부 분할 이슈와 SK이노베이션과의 특허 분쟁 리스크로 주춤하고 있다.
LG화학은 올해 들어 글로벌 배터리 시장에서 선두로 올라서며 눈부신 성장세를 이뤄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8월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두 배 넘게 증가한 15.9기가와트시(GWh)로, 중국 CATL(15.5GWh)을 제쳤다. 작년까지 CATL, 일본 파나소닉에 이은 3위권 이미지가 강했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상황 속에서 역전에 성공한 것이다.
유럽 중심의 전기차 판매량 증가로 실적도 고공행진 중이다. 2분기 첫 흑자전환에 이어 3분기에는 매출 7조5073억원, 영업이익 9021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전지(배터리) 부문은 자동차·소형 배터리 공급 확대에 따라 분기 사상 최대 매출 3조1439억원과 영업이익 1688억원을 달성했다.
LG화학의 거침없는 맹활약에 코스피 시장에서 LG화학주는 대장주로 이슈의 중심에 섰다. 올해 초만 해도 20만원 대였던 주가는 지난달 3일 올해들어 최고가인 76만8000원까지 치솟았다. 증권사들은 여전히 CATL보다 저평가됐다며, 목표주가로 100만원을 전망키도 했다.
하지만 LG화학의 배터리 법인 물적분할에 대한 주주들의 실망감이 주가에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지난 17일 LG화학이 분할 발표를 한 뒤 서서히 빠진 주가는 29일 오후 현재 65만1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는 LG화학의 2대 주주(10.2%) 국민연금도 30일 서울 여의도 LG화학 본사에서 열릴 예정인 LG화학 임시주주총회에서 물적분할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주주들의 분할 반대 여론을 무시할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LG화학은 분할안에 주주 저항이 예상보다 거세자 이례적으로 3분기 잠정실적을 발표하고, 3년간 LG화학 주주들에게 1주당 최소 1만원 배당이라는 당근을 제시했다. 하지만 이미 돌아선 주주들의 마음을 달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소위 ‘개미’로 불리는 소액투자자들은 LG화학 주가 상승은 사실상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과 투자가치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따라서 LG화학이 어떤 형태로든 주주달래기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서야 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가 LG화학-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소송 최종판결을 12월로 재차 연기한 것도 LG화학 입장에서는 달갑지 않은 소식이다. 지난 2월 예비판결에 따르면 최종 판결도 LG화학의 승리가 예상됐으나 ITC가 이유를 밝히지 않은 채 최종 판결을 2차례나 연기하면서 ITC 내부에서 판결 방향에 이상 기류가 있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ITC가 미국 내 복잡한 이해관계 때문에 양사가 원만하게 합의하도록 시간을 제시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