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야권재편론을 제기한 데 대해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재차 관심없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안 대표는 또 다시 야권 전체가 참여하는 혁신 플랫폼을 재차 제안했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도 안 대표에 동조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안 대표는 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 회의에서 "지금 대한민국의 공정과 정의는 권력자들의 특권과 반칙에 쓰러졌다. 이 상태가 계속된다면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는 다시 되돌릴 수 없을 것이다"며 혁신 플랫폼 구성을 제안했다. 또 "지난 주 야권 전체의 혁신 플랫폼을 제안한 것도 더 이상 이대로는 야권의 장래도, 대한민국의 장래도 없다는 고심 끝에 내린 결론 때문이었다"며 "단순히 반문연대나 반민주당 연대가 아니라 대한민국 변화와 혁신의 비전을 생산하고 실천할 수 있는 개혁연대, 미래연대, 국민연대가 필요하다"고 했다.
앞서 안 대표는 국민의힘, 국민의당 의원들이 함께 참여하는 국민미래포럼 강연에서 "제1야당을 포함한 야권에 대한 비호감이 너무 크다"며 "야권 재편으로 새로운 혁신 플랫폼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권은희 국민의당 원내대표는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가 혁신 플랫폼을 중심으로 한 야권의 재편과 혁신을 제안했고 그 제안 이후에 국민의힘 의원들이 공감하는 반응들을 듣고 있다"며 "이번 주에 이와 관련된 구체적 논의들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특히 국민의힘과 연대 가능성을 시사하며 "김 비대위원장 등 지도부에서는 혁신에 참여하고 싶고 혁신에 대한 의지가 생기시면 그때 참여해도 충분할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나 제1야당의 수장인 김 위원장은 야권 연대에 선을 긋는 모양새다. 그는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제안에 대해 "우리 당이 어느 한 정치인이 무슨 소릴 한다고 해서 거기에 휩쓸리거나 할 정당이 아니란 걸 분명히 얘기한다"며 "일부 의원들이 안 대표 얘기에 대해 동조하느냐, 안 하느냐는 관심없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은 전날(8일) 당 중진의원들과의 만찬 이후에도 기자들과 만나 안 대표의 혁신 플랫폼 제안에 대해 "혼자하면 하는 거지 그걸 어떻게 막겠나. 자기 혼자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며 "관심도 없다"고 했다.
다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안 대표와의 연대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안 대표가 주장한 야권재편론에 대해 깊이 고민할 필요가 있다. 아니 서둘러서 해야 할 일"이라며 "국민의힘 당세만으로 어려운 정국을 돌파하고 다가오는 보궐선거와 대선에서 승리하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