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동안 36억자루 팔려
[매일일보 김형석 기자] 필기업계 대표주자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볼펜인 모나미 ‘153펜’이 올해로 출시 50주년을 맞았다.1963년 5월 출시된 모나미 153펜은 매달 300만 자루 이상 판매량을 기록하며 현재까지 무려 36억 자루가 팔렸다.이 펜의 길이는 13.5㎝. 지금까지 팔린 36억 자루를 일렬로 늘어놓으면 무려 48만6000㎞에 달한다. 이는 지구 12바퀴를 도는 것과 맞먹는다.펜의 앞자리 ‘15’는 15원이라는 의미고, 뒷자리 ‘3’은 모나미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라는 뜻이다.이 펜을 개발하게 된 배경은 1962년 송삼석 모나미 초대회장이 국제산업박람회에 참석했다가 일본 최대 문구업체인 ‘우치다 요코’ 직원이 사용하는 펜을 보고 영감을 얻은 뒤부터였다.송 회장은 우치다 요코의 볼펜 제조사인 ‘오토볼펜’을 방문, 기술을 전수받기 시작해 1년간 각고의 노력 끝에 국내 최초로 잉크를 담은 펜을 완성했다.그러나 개발 당시 유성잉크가 새어 나와 와이셔츠 값을 변상해줘야 하는 사례가 발생했고, 펜촉에 잉크를 묻혀 쓰는 만년필 타입의 필기구 사용이 익숙한 탓에 153펜을 처음 접한 당시 사람들의 반응이 냉랭했었다.모나미는 제품의 미흡한 부분을 수차례 연구 끝에 보완했고, 직원들이 직접 관공서·은행·기업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볼펜의 장점을 널리 알리는 홍보활동을 병행했다.그런 노력 끝에 점차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으며 모나미 153펜의 수요가 급상승했고, 대한민국 필기구의 혁명을 가져왔다고 회사 측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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