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존경하는 의장님, 각국 정상 여러분, 특히 일본의 스가 총리님 반갑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4일 오후 화상으로 개최된 제23차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3 정상회의 모두발언에서 이 같이 말했다. 다자간 정상회의에서 특정 국가를 콕 찝어 인사하는 것이 이례적인 일이라 취지가 주목된다. 일각에서는 스가 총리 취임으로 한일관계를 새롭게 모색해나가려는 행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박지원 국가정보원장이 스가 총리를 만나고 돌아온 데 이어 더불어민주당 한일의원연맹 소속 의원들도 스가 총리와 만나는 등 접촉을 이어오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코로나19에 따른 방역·보건의료 분야에서의 협력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지난 4월 아세안 특별 정상회의에서 나눈 (코로나19 방역 관련) 아이디어들이 가시적인 성과로 이어지고 있어 매우 뜻깊다"며 "앞으로도 방역을 저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기업인의 왕래가 더욱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코로나 상황이 길어지면서 우리가 함께 풀어야 할 문제도 늘고 있다"며 "우리는 보건 협력을 한 단계 더 발전시켜 백신과 치료제 개발과 공평한 보급을 위해 함께 노력하고, 언제든 발생할 수 있는 새로운 감염병에 대비해 신속하고 투명한 공조체계를 구축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2021년 도쿄, 2022년 베이징으로 이어지는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을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치러내기 위해 긴밀히 협력할 것을 제안한다"며 "평창동계올림픽이 평화올림픽이 됐던 것처럼 동북아 릴레이 올림픽이 ‘방역·안전 올림픽’으로 개최된다면 코로나19 극복과 평화에 대한 희망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