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현경 조민교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유무역협정(FTA)인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 협정(RCEP)에 최종 서명했다. RCEP은 각국 의회의 비준을 거쳐 이르면 내년 말 발효될 전망으로, 내년 초 조 바이든 미국 정부의 출범과 맞물려 자유무역의 부활을 알리는 신호탄이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으로 인해 흔들리고 있는 통상 질서를 안정시키는 역할도 기대된다. 바이든 정부 역시 이전 버락 오바마 정부가 추진했던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재추진, 향후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의 부활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이날 RCEP 서명에는 아세안 10개국과 한국·중국·일본·호주·뉴질랜드 등 15개국이 참여했다. 전 세계 인구의 3분의 1에 해당한다. 15개국 정상들은 협정 서명과 함께 RCEP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RCEP에 대한 높은 기대감이 반영돼 있다. 정상들은 공동선언문에서 “코로나19 대유행이 우리 경제와 민생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에 비추어 볼 때 RCEP 협정의 서명은 개방적이고 포용적이며 규칙에 기반한 무역 및 투자협정에 대한 우리의 지지뿐만 아니라 경제 회복, 포용적 개발, 일자리 창출 및 역내 공급망 강화에 대한 우리의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고 자평했다. 그러면서 “RCEP 협정이 코로나 19에 대한 우리 지역의 대응에 매우 중요하며, 포용적이고 지속가능한 경기 회복 과정을 통해 역내 회복력을 구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임을 인정한다”고 했다.
15개국 정상들은 또 “우리는 RCEP 협정이 역내 선진, 개발도상 및 최빈개발도상 경제의 다양한 조합으로 구성된 전례 없는 메가 무역협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RCEP이 전 세계 무역 및 투자 규칙의 이상적인 틀 구축을 향한 중요한 진전의 의미를 갖고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RCEP 협정을 “가장 야심찬 자유무역협정”이라고 했다. 이들은 이어 “20개의 장으로 이루어진 RCEP 협정은 현대적이고 포괄적이며 높은 수준의 상호 호혜적 협정으로서 RCEP에 참여하는 아세안과 비아세안 국가들 간에 체결된 기존의 자유무역협정에서는 다루어지지 않았던 분야와 규율을 포함한다”며 “상품과 서비스 무역 및 투자에 대한 자유화 수준을 감안할 때 RCEP 협정이 특히 시장 접근성 측면에서 역내 위치한 기업들에게 광범위한 기회를 제공해줄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했다.
한편 이번 RCEP 서명에 16개 협상국 가운데 인도는 불참했다. 이에 대해 15개국 정상들은 “RCEP은 인도에 지속 개방되어 있음을 재차 강조한다”고 했다. 지난 2012년 11월 동아시아정상회의(EAS)를 계기로 협상이 시작된 RCEP은 이날 8년 만에 최종 서명을 마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