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위그룹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지배 구조 여전
[매일일보]국내 대기업들이 순환출자에 의한 계열사 지배를 지난해보다 강화한 것으로 나타났다.총수가 있는 1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지난해보다 다소 줄었지만 총수일가 지분율은 증가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30일 62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대기업집단)의 주식소유현황 및 순환출자현황을 공개했다.계열사 간 순환출자가 형성(지분율 1% 이상)된 대기업집단은 지난해 13개에서 한솔이 추가돼 14개로 1개 늘었다.전년보다 계열회사 간 순환출자구조가 강화된 대기업집단은 롯데, 현대, 현대백화점, 동양, 현대산업개발 등 5곳이었다. 이들 대기업집단은 계열회사 간 지분율이 상승하거나 신규 순환출자를 형성했다.
현대자동차, 한진, 동부는 전년보다 계열회사 간 지분율이 하락하거나 기존 순환출자를 일부 해소했다.
대림, 현대중공업, 한라는 계열회사 간 지분율 변동이 없고 삼성, 영풍은 계열회사 간 지분율 증감이 혼재 양상을 보였다.
현재 형성된 순환출자고리수는 14개 집단 124개이며, 이 중 2008년 이후 신규 생성된 순환출자가 9개 집단 69개 기업으로 전체 순환출자고리의 55.6%를 차지했다.이 가운데 합병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순환출자가 발생하기도 했지만, 상법상 상호출자규제 회피, 주력회사에 대한 지배력 유지·강화, 부실 계열사 지원 등을 위해 순환출자를 활용하기도 했다고 공정위는 지적했다.전체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은 31.65%로 지난해 31.36%보다 0.29%포인트 증가했다. 신규지정된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48.96%로 연속지정 집단의 31.57%보다 크게 높았다.
총수가 있는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을 54.79%로 전년(56.11%)보다 1.32%포인트 줄었으며 특히 상위 10대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52.92%로 지난해 55.73%보다 2.81%포인트 감소해 총수 중심의 지배구조가 다소 완화됐다.이들 대기업 집단의 내부지분율은 2010년 47.4%에서 2011년 53.5%로 지난해까지 3년 연속 증가세를 보여왔다.
총수지분율은 0.99%로 지난해 0.94%로 0.05%포인트 증가했으나 2년 연속 1% 미만 대에 머물렀다.
이는 내부지분율이 낮은 집단의 신규지정과 계열사지분율이 높은 회사의 계열제외 등에 기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최근 5년간 총수가 있는 30대 대기업집단의 내부지분율 변동을 보면 1∼4위 그룹은 내부지분율이 46.1%에서 48.1%로, 5~10위 그룹은 55.9%에서 60.8%로 증가한 반면, 11∼30위 그룹은 내부지분율이 60.4%에서 57.0%로 감소했다.총수일가 지분율은 30대 모든 대기업집단이 하락했고 계열회사 지분율은 상위 10대 집단이 증가했다.전년보다는 개선됐으나 상위집단일수록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으로 계열사 간 출자를 통해 대기업집단 전체를 지배하는 현상이 지속했다는 의미다.총수가 있는 43개 집단 중 보험사는 27개 집단 134개였고 이 가운데 16개 집단 55개 보험사가 141개 계열회사(금융 93개, 비금융 48개)에 출자했다.계열회사 출자금은 4조9423억원(비금융계열 출자금 9240억원)으로 전년보다 1217억원(2.5%) 늘었다.출자한 계열회사에 대한 보험사의 평균지분율은 26.57%로 전년보다 2.75%포인트 증가했다.공정위 관계자는 “상위집단일수록 총수일가가 적은 지분을 가지고 전체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가 지속됐다”며 “앞으로 대기업집단 소유구조가 악화되지 않도록 신규 순환출자는 금지하되, 기존 순환출자는 공시의무 등으로 자발적 해소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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