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피해보상액 114% 증가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지난해 다단계 업체로 인하 피해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불법 다단계 업체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기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와 지방자치단체 공무원에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9일 공정거래위원회 등에 따르면 다단계 업체 공제조합이 지난해 다단계 판매원과 소비자에게 지급한 피해보상액은 총 16억2100만원으로 전년보다 114% 급증했다.
다단계 업체는 공제조합과 소비자 피해보상 보험계약을 체결해야만 정식업체로 등록할 수 있으며, 다단계 업체로부터 피해를 입은 판매원이나 소비자는 공제조합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피해보상액은 공제조합 설립 초기인 2006년 29억8000만원에 달할 정도로 많았으나 업계의 자정노력 등으로 2009년 1억400만원, 2010년 1억9300만원 수준으로 낮아지다 2011년 7억5600만원, 지난해 16억2100만원으로 다시 증가했다.공제조합 측은 피해보상액이 증가한 이유에 대해 지난해부터 최저 피해보상액이 판매원은 구매금액의 70%에서 90%로, 소비자는 90%에서 100%로 확대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그러나 일각에서는 대학생 등 청년층을 다단계 판매원으로 유인하는 형태가 여전히 곳곳에서 지속적으로 일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다단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취업난이나 비싼 등록금 등 근본적인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보니 대학생 등을 상대로 열심히 하면 고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꼬드겨 판매원으로 모집하는 경우가 여전히 없어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등록 절차가 까다로운 정식 다단계 업체로 등록하지 않고 방문판매 업체로만 신고한 채 실제로는 다단계 방식의 불법 피라미드 영업을 하는 곳까지 포함하면 피해 규모는 훨씬 불어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이에 따라 정부는 최근 불법 다단계·방문판매 조직 단속과 관련해 공정위와 지방자치단체 직원에게 특별사법경찰권을 부여하는 내용의 법안을 입법 예고했다.특별사법경찰권은 검사·경찰만으로는 범죄를 수사하는 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을 때 예외적으로 다른 기관에 수사권을 부여해 사건 수사부터 검찰 송치까지 맡게 하는 제도다.감독·단속만 할 수 있었던 공정위와 지자체의 담당 공무원은 불법 다단계 의혹 업체를 상대로 검·경과 같이 강제수사까지 할 수 있어 단속과 처벌이 더 내실화될 수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불법 다단계 행위 의혹이 있더라도 강제조사권이 없어 업체 동의 아래 임의조사만 벌일 수 있고 위법 사항을 적발하더라도 행정조치에 그친다”며 “특별사법경찰권이 부여되면 강제조사와 더불어 형사조치까지 이끌어낼 수 있어 단속의 실효성이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법무부는 다음달까지 외부 의견을 수렴한 뒤 관계 부처 간 협의를 거쳐 8월 국회에 법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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