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유리 담합’ 한국유리·KCC에 과징금 384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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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유리 담합’ 한국유리·KCC에 과징금 384억
  • 강준호 기자
  • 승인 2013.06.10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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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 주도 담합 전용 휴대전화까지 이용...판유리 가격 62∼73% 올려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공정거래위원회는 건축용 판유리 가격을 담합해 인상한 KCC와 한국유리공업에 시정명령과 함께 각각 과징금 224억5400만원과 159억6900만원 등 총 384억2000만원을 부과키로 했다고 10일 밝혔다.또 담합에 직접 관여한 양사 고위 임원 2명에 대해서는 검찰에 고발키로 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국내 판유리 시장의 80%를 양분하는 두 업체는 단독으로 가격을 인상하기 어렵게 되자 2006년 11월부터 2009년 4월까지 협의를 통해 네 차례에 걸쳐 5∼6㎜ 건축용 판유리 가격을 매번 10∼15%씩 인상했다.담합 결과 5∼6㎜ 투명유리의 1㎡당 평균가격은 담합 이전 3413원에서 5512원으로 약 62% 상승했고, 5∼6㎜ 그린유리의 평균가격은 3582원에서 6187원으로 약 73%나 급등했다.5∼6㎜ 투명·그린유리는 아파트나 상업용 건물의 창문 등에 사용되는 제품이다. 건축용 판유리 시장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범용제품으로 전체 제품 가격 변동의 기준이 된다.업체의 담합 행위에 따른 부당이익은 아파트 분양원가 등에 전가돼 소비자에 피해를 준 것으로 공정위는 파악하고 있다.
공정위 조사 결과 두 업체의 담합은 가격 결정 권한을 가진 대표이사와 전무, 이사 등 회사의 고위 임원이 주도한 것으로 드러났다.임원들은 공정위의 담합 적발을 피하기 위해 가격담합 협의를 위한 전용 휴대전화까지 따로 만드는 등 치밀하게 담합을 꾀했다.이들은 가격 인상 전 직접 만나거나 전용 휴대전화를 통해 협의했고 가격 인상 시에도 담합 의혹을 피하기 위해 서로 시차를 두고 가격을 올렸다.2008년 담합 관련 의혹이 시장에서 불거지자 조사에 대비해 관련자 컴퓨터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하는 등 자료를 사전에 폐기하기도 했다.건축용 판유리 시장 점유율은 2011년 말 기준 KCC가 35%(6933억원 중 2393억원), 한국유리공업이 42%(2934억원)를 차지해 양사가 80% 가까이 점유하고 있다.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제재는 20여년간 2개 회사가 복점하던 국내 판유리 시장의 담합 고리를 완전히 단절했다는데 의의가 있다”며 “실제 2009년 3월 공정위 조사 이후 제품가격이 하락 추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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