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중소기업 중심 생활가전 시장, 대기업 격전지로 부상
노사갈등‧中企 침해 등 논란 가능성 해결 뇌관으로 남아
[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그간 중견‧중소기업 중심으로 형성된 국내 구독경제에 대기업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사갈등 비롯한 한계점 극복에는 의문이 남는 상황이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내 구독경제 생태계는 생활가전을 중심으로 성장해왔다. 정수기와 공기청정기 등이 대표적이다. 코웨이, 청호나이스 등 중견기업들이 시장을 형성했지만, 현재는 대기업들도 이 시장에 진출한 모양새다. 이에 그간 중견‧중소기업들이 겪어온 논란 극복 여부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최근 중견기업들을 중심으로 성장한 구독(렌털) 시장에는 대기업들도 속속 진출하는 추세다. SK네트웍스가 동양매직을 인수해 설립된 SK매직과 LG전자가 대표적인 사례다. 해당 시장에서 코웨이는 업계 1위를 유지하고 있지만, 그간 코웨이의 뒤를 이어온 청호나이스는 3위권으로 밀렸다.
최근에는대기업들의 경쟁무대로 전환하는 것에 가속도가 붙는 실정이다. 삼성전자가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21’에서 정수기를 선보이며, 영역을 넓혔기 때문이다. SK매직과 LG전자가 생활사전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는 점과 맞물려 완전한 대기업들의 경쟁무대로 전환할 가능성이 커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 생활가전 시장은 중견‧중소업체들이 키워낸 시장으로 평가받는다”며 “최근 거주 환경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도가 증가하면서, 대기업들의 진출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대기업들은 현재 가파른 성장세를 나타내면서, 소비자의 이동까지 이뤄지는 추세”라며 “그들이 내세운 브랜드파워를 중견‧중소기업이 이겨내기에는 마케팅적인 측면에서 부족한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생활가전 시장 특성을 모두 충족하는 것은 어려워 일부 경쟁만 이뤄질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실제 최근 몇 년 동안 생활가전 업체들은 서비스직원들과 갈등을 빚었다. 업계에서는 삼성 내에서 새로운 노조의 구축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에 노사갈등을 야기할 수 있다는 시선을 던지고 있다.
실제 삼성은 자회사인 삼성전자서비스 노조 와해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대법원 1부(주심 박정화 대법관)는 당시 임원들에게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 등 혐의로 유죄 원심을 확정하기도 했다. 현재는 준법감시위원회를 설치해 노조활동을 인정하고 있지만, 새로운 세력이 등장해 또 한 번 마찰을 빚을 수 있다는 뜻이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성의 방문판매 서비스가 사실상 불가능 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기존 서비스망을 이용해 정기적인 관리 서비스를 진행할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온다. 한편, 앞서 의류청정기 ‘에어드레서’의 관리를 교원그룹, 청호나이스 등이 펼친 점으로 봤을 때 기존 업체들과 협력체계를 구축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요 생활가전 업체들은 최근까지 노사갈등을 겪으며, 잡음이 끊이질 않았다”며 “이러한 리스크에 대기업들의 생활가전 시장 진출은 제품만 생산하는 단계에서 그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