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오닉5 등 전기차 출시 앞둬… 배터리 대여 사업도
[매일일보 성희헌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도약을 위해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자동차 제조업체를 넘어 새로운 브랜드로의 재탄생을 도모하며 친환경, 자율주행, 도심항공모빌리티, 로보틱스 등 미래 먹거리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아이오닉5를 시작으로 현대자동차그룹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 적용 모델이 잇달아 등장한다. 아이오닉5는 23일 온라인 공개 행사를 통해 전세계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낸다. 아이오닉5는 준중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CUV)로 E-GMP를 적용한 첫 번째 모델이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현대차 아이오닉5부터 기아 CV(프로젝트명), 제네시스 GV60까지 전용 전기차를 선보인다. 기아 전용 전기차 CV는 3월 세계 최초로 공개된다. CV 역시 CUV 모델로 자율 주행 기술 2단계에 해당하는 HDA2 기술이 탑재된다. 제네시스는 JW(프로젝트명)로 알려진 전용 전기차 GV60를 올해 하반기 선보인다. GV60는 E-GMP가 적용된 소형 SUV다.
또 현대차는 정부 및 물류·배터리·모빌리티 업계와 손잡고 전기차 배터리 대여(리스) 사업 실증에도 나선다. 이를 통해 전기차 구매 초기 비용부담을 낮추고 배터리를 재사용·재활용해 전기차 이용 주기 전반에 걸친 선순환 생태계를 구축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를 위해 현대차는 지난 18일 경기도 화성시 소재 현대차·기아 기술연구소에서 산업통상자원부, 현대글로비스, LG에너지솔루션, KST모빌리티와 전기 택시 배터리 대여 및 사용후 배터리 활용 실증 사업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택시 플랫폼 사업자는 전기차를 구매한 뒤 바로 배터리 소유권을 리스 운영사에 매각한다. 이후 사업자는 전기차 보유 기간 동안 월 단위로 배터리 리스비를 지급하게 된다. 사업자는 사실상 배터리값이 빠진 가격으로 전기차를 구매하는 셈이다.
특히 기아는 올해 사명과 로고를 바꾸며 전기차 및 친환경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으로의 전면 개편을 예고했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새로운 로고, 새로운 디자인, 새로운 사명이 적용된 올해를 ‘기아 대변혁’의 원년으로 선포한다”면서 “기아는 이제 차를 제조하고 판매하는 것에서 나아가 고객에게 혁신적 모빌리티 경험을 제공하는 브랜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아는 중장기 전략인 ‘Plan S’를 통해 내연기관 차량 중심에서 전동화 중심의 구조적 변화를 달성하는 것을 넘어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에서 새로운 브랜드로 재탄생할 목표다.
또 기아는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시장에서 2022년 최초의 모델인 PBV01을 출시할 계획이다. 오는 2030년 연간 100만대 판매를 달성해 PBV 시장에서 글로벌 판매 1위를 달성한다는 방침이다. 기아는 48년간의 군수차량 개발 경험을 통해 확보한 특수 설계 역량과 생산 라인을 보유하고 있으며, 외부 특장 업체들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대량 생산과 유연한 생산 체계를 갖추고 있다.
이 같은 보유 역량을 바탕으로 기아는 기존 차를 활용해 그 누구보다 빠르게 초기 PBV 시장에 진입하는 한편, 세분화된 제품 구성을 통해(모빌리티향, 물류향, 리테일향 등) 다양한 고객군의 요구에 부합할 예정이다.
아울러 현대차그룹은 모빌리티와 로보틱스 기술의 융합을 통해 이동의 한계를 뛰어넘는 신개념 미래 모빌리티 개발에 나선다. 현대차그룹은 이달 변신하는 지능형 지상 이동 로봇 ‘타이거’를 처음 공개했다.
현대차그룹 산하의 미래 모빌리티 담당 조직 ‘뉴 호라이즌스 스튜디오’에서 개발한 타이거는 2019년 CES에서 처음 공개했던 걸어다니는 모빌리티 ‘엘리베이트’와 유사한 모듈형 플랫폼 구조를 갖췄다.
이번에 공개된 타이거의 첫 번째 콘셉트 모델은 ‘X-1’으로 명명됐다. 타이거는 길이 약 80cm, 폭 약 40cm, 무게 약 12kg에 4개의 다리와 바퀴가 달린 소형 무인 모빌리티다. 성능이 뛰어난 오프로드 차량도 갈 수 없는 험난한 지형까지 지능형 로봇 기술과 바퀴를 결합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다.
타이거의 차체는 과학 탐사 및 연구, 응급 구조 시 긴급 보급품 수송, 오지로의 상품 배송 등 일반 차량으로는 어려운 다목적 임무 수행에 적합하게 설계됐다. 장애물이 있거나 바퀴를 이용해 지나기 힘든 지형을 통과해야 할 때는 로봇 다리의 보행 능력을 이용하고, 평탄한 지형에서는 4륜구동 차량으로 변신해 주행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