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Z세대’ 신념·가치관 따라 소비하는 ‘미닝 아웃' 트렌드 확산
동물실험 하지 않거나 동물성 성분 거부하는 소비자 요구 늘어
식품부터 패션·뷰티까지 유통업계 전반으로 적용 범위 넓어져
[매일일보 황양택 기자] 동물성 식품을 꺼리는 비건(vegan) 열풍이 올해도 계속되면서 유통업계 전반을 관통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비건은 본래 육류나 계란, 우유 등 동물성 식품을 배제하고 식물성 음식을 먹는 채식주의자를 뜻하지만 그 범위가 넓어지면서 패션과 뷰티 분야에서도 나타났다.
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비건 열풍은 젊은 소비층으로 대표되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자신의 신념과 가치관에 따라 소비하는 ‘미닝 아웃(Meaning Out)' 트렌드와 맞닿아 있다. 이는 구매 활동을 단순한 소비 형태가 아니라 개인의 윤리적 신념이나 사회적 가치가 반영된 행동으로 생각하는 것이 특징이다.
최근에는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많아지면서 제품 제조 과정에서 동물실험을 하지 않거나 동물성 성분을 사용하지 않도록 요구하는 소비자도 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비건 제품이 자연 친화적 특성으로 우리 몸과 건강에도 잘 맞는다는 인식이 확산된 점도 영향을 미쳤다.
이에 따라 유통업계서는 비건 제품군을 확대하고 이와 관련된 마케팅 활동을 강화하는 ‘비거노믹스(비건+이코노믹스)’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먼저 식품업계서는 비건 푸드 제품을 줄줄이 출시 중이다. 동물성 고기 대신 채소나 콩에서 단백질을 추출해 만든 대체육 식물성 고기, 달걀과 버터 등 유제품을 사용하지 않은 베이커리 등이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여파로 가정간편식이 뜨자 비건 간편식 제품도 나오고 있다.
뷰티업계서는 화장품과 생활용품 성분에서 동물성 원료를 사용하지 않고 친환경 성분을 사용하는 ‘클린 뷰티’ 열풍이 불고 있다. 화장품 제조에 쓰이는 원료에 대한 소비자 관심이 높아지면서 비건 제품도 빠른 속도로 성장 중이다. 비건 인증 마크를 획득하거나 비건을 브랜드 정체성으로 추구하는 전문 브랜드들도 나타나고 있다.
패션업계서도 비건 열풍이 이어졌다. 비건 패션은 동물 가죽이 아닌 친환경 인공 소재 털을 활용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를 추구하는 패션 업체들은 패딩 제품에서 사용하는 충전재를 인공 소재로 대체하고, 폐페트병을 재활용해 의류를 만들고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비건 트렌드는 유통업계를 관통하는 하나의 트렌드로 작용한다”면서 “시장 규모가 아직 성장하는 단계지만 비건이 라이프 스타일이 된 만큼 업계 진출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