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최은서 기자]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일파만파로 확산되는 가운데 ‘한국토지주택공사(LH) 특검’이 가시화됐다. 국회의원 300명 전원에 대한 전원조사와 국정조사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LH 직원들의 투기의혹이 불거진지 2주 만이다.
16일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국회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더불어민주당에 “특검과 국정조사 실시를 요구한다”고 말했다. 또 3월 임시국회 회기 중에 LH 특검법안이 본회의에서 즉시 처리될 수 있도록 특검법안을 공동 발의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의원을 포함한 청와대 등 고위 공직자와 선출직에 대한 전수조사도 요구했다.
앞서 특검을 선 제안한 김태년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직무대행도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 기회에 공직자의 불법 투기는 발본색원을 해야 한다. 야당과 협의를 통해 수사 범위를 확정하겠다”고 밝혔다. 특검 수사범위는 국회의원과 단체장, 지방의원 등으로 확장이나, 전국 공공택지개발지구 등으로 협의할 계획이다.
또 청와대도 특검 수사 대상에 포함되느냐는 질문에 “청와대도 전수조사했다고 하고 국회 검증도 필요시 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고 했다.
정부 합동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이미 수사를 진행하는 것과 관련해선 “특수본에서 불법 투기는 충분히 다 규명할 수 있다고 보지만 국민적 신뢰를 더 많이 확보하기 위해 특검을 제안했던 것”이라며 “특검 수사단이 구성되기까지 적어도 한 달 정도 소요될 텐데 그전까지 특수본이 더 고강도 수사를 하고 그 결과물을 특검으로 이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일각에선 특검 도입을 두고 여당이 그간 주장해온 견제와 균형을 위한 수사권과 기소권의 완전 분리에 대한 한계를 스스로 인정한 셈 아니냐는 비판도 나온다. 특검 수사인력과 조직의 한계, 시간 지연 문제 등의 문제도 제기된다. 경찰 내부도 정치권의 특검 도입에 격앙된 분위기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정부 초기 검찰개혁위원회 위원이었던 김종민 변호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경찰 국가수사본부 중심의 합동수사팀도 규모가 770명이다. 조사 대상도 친인척, 차명 보유분까지 감안하면 얼마가 될지 모르는데 수사인력과 조직에 한계가 있는 특검은 전혀 대안이 될 수 없다”며 "특검 임명, 수사팀 구성, 특검 사무실 임차, 인테리어만 해도 몇 달이 걸릴거고 몇 명으로 특검을 구성해야 LH 사태 전모를 수사할 수 있을지 모른다"고 비판했다.
이같은 지적에 대해 김 대표 직무대행은 “특검 설치는 검경수사권 조정의 근본 취지에 전혀 어긋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국회의원 부동산 거래 전수조사와 특검과의 관계에 대해선 “따로 갈 이유가 별로 없어 보인다. 함께 가면 된다”고 말했다. 이어 전수조사 수행 기관과 관련해선 정치권에서는 감사원, 권익위 등이 거론되고 있다. 아울러 여당은 공직자 투기 및 부패 방지 등 5법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이번 사태가 불거진 지 2주일 만에 “국민께 큰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한 마음”이라고 첫 사과를 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공공기관 전체에 대한 근본적 개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이해충돌을 방지하는 장치를 마련하고 직무윤리규정을 강화해야 한다. 강력한 내부통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