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 자사주 ‘사재기’ ...효과는 ‘글쎄’
상태바
상장사 자사주 ‘사재기’ ...효과는 ‘글쎄’
  • 배나은 기자
  • 승인 2013.07.08 11:1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오너·임원진들도 싼값에 무더기 매입
[매일일보 배나은 기자] 상장사들이 주가 방어를 위해 자사주를 대거 사들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4∼6월 사이 주가 안정을 위해 자사주를 사들인다고 공시한 회사는 모두 22개사로 12개였던 전분기와 비교하면 2배 가까이 늘어났다. 이중 15개사는 코스닥 상장사로 나타났다.
4월에는 셀트리온이 2차례에 거쳐 총 150만주의 자기 회사 주식을 사들였다. 매입 금액은 2건을 합쳐 750억원에 달한다. 나라엠앤디[(24억원)와 비츠로셀(11억원)도 4월에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5월에는 메리츠종금증권(100억원), 한올바이오파마(20억원), 연이정보통신(28억원)의 자사주 취득 공시가 있었고 6월에는 다음커뮤니케이션이 보통주 33만주를 261억원에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동방아그로(32억원)와 메디톡스(11억원)도 6월 자사주 취득을 공시했다. 제이브이엠도 6월 28일부터 자사주 10만9409주를 50억원에 사들이고 있다.유가증권시장 상장사 중에는 자기 주식 300만주를 3150억원에 취득하기로 한 삼성생명의 매입 규모가 가장 컸다. 메리츠종금증권과 LS네트웍스(50억원), 대동전자(41억4000만)가 그 뒤를 이었다.오너 일가와 전문경영인, 사외이사들의 자사주 매입도 잇따르고 있다.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최소 10여명의 최대주주와 특수관계인, 사외이사들이 자사주를 무더기로 사들였다.한라건설의 경우 지난달 14일 정몽원 한라그룹 회장이 자사주 1만6240주를 장내매수해 보유주식 수를 749만1515주(지분율 17.86%)로 늘렸다.현대해상화재보험도 정몽윤 회장의 아들인 정경선씨가 같은 달 19일 2만5300주를 장내매수했다.정일재 LG생명과학 사장은 6월 7일과 10일 두 차례에 걸쳐 자사주 4000주를 사들였고, 김정래 현대종합상사 사장도 25일 500주를 매입해 보유주식 수가 7000주가 됐다.특히 윤장섭 유화증권 명예회장은 6월 한 달간 100∼200주씩 10여 차례에 걸쳐 유화증권 보통주 1670주와 종류주 4000주를 장내매수했다. 정해영 한양증권 대표이사와 김해준 교보증권 대표이사도 6월에 각각 3거래일과 2거래일 동안 3000주와 8000주씩을 사들였다.
이밖에 삼성증권 사외이사인 전삼현 숭실대 법학과 교수가 지난달 28일 자사주 200주를 주당 4만5300원에 장내 매수했고, 락앤락 김성태 경영지원본부장도 21일 4000주의 지분을 추가취득했다.박근혜 대통령의 조카사위인 박영우 대유신소재 회장도 자사주를 대거 사들였다. 박 회장은 6월 한 달간 대유신소재 주식 13만9570주와 대유에이텍 주식 17만9400주를 장내매수했다.전문가들은 이런 오너 일가 등의 자사주 매입을 코스피지수 하락으로 떨어진 회사 주식을 싼 값에 사재기해두는 것과 동시에 주가를 방어하려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그러나 상장사와 관계자들의 주가 취득으로 인한 주가 안정 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4월과 5월에 자사주 취득을 결정한 기업들의 1개월 평균 주가 상승률은 -2.5%였다.셀트리온은 4월 3일 자사주 취득을 처음 공시한 뒤에도 잇따른 대주주 지분 매각설과 공매도 논란에 주가가 한 달 사이 41.4% 추락했다.의사 등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상품 판매 정지를 당한 한올바이오파마도 자기주식 매입에도 주가가 한 달 사이 22.8% 급락했다.메리츠종금증권과 연이정보통신은 각각 2.9%, 8.9% 하락했다.6월에 자사주 취득을 공시한 기업들은 지난 5일까지 평균 2.3% 상승했다.젬백스는 8.1% 상승했지만 췌장암 백신 후보물질의 임상시험에 실패한 여파로 주가가 연일 하한가를 기록한 만큼 반등 폭이 컸다는 평가다.비츠로셀(7.0%), 제이브이엠(5.3%)도 자사주 취득 공시에 주가가 올랐지만 동방아그로(-3.0%), 빅텍(-0.3%), 대동전자(-0.5%) 등은 내렸다.증권사 관계자는 “최근 코스닥 종목의 변동성에는 투자심리 위축이 크게 작용한 만큼, 주식의 공급을 줄이는 자사주 취득으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