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SK의 배터리 수직계열화 구축 전략 '뚜벅 뚜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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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SK의 배터리 수직계열화 구축 전략 '뚜벅 뚜벅'
  • 조성준 기자
  • 승인 2021.05.17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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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C, 2025년까지 세계 최대 동박 생산력 구축 목표
SKIET, IPO 자금 투입해 프리미엄 분리막 1위 굳히기
SKC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 사진=SKC 제공
SKC 자회사 SK넥실리스가 제조한 동박 제품. 사진=SKC 제공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SK그룹은 K-배터리 3사 중 가장 후발주자로 시작했지만 배터리소재 수직계열화 전략을 가장 성공적으로 구축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이미 반도체 소재 수직계열화 전략으로 재미를 본 SK는 향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을 내다보고 배터리 소재 사업에도 그간 공을 들여왔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SKC가 인수를 통해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넥실리스의 동박 사업이 계획대로 순항 중이다. 동박(銅薄)이란 말 그대로 종이처럼 펴진 '얇은 구리(동)'를 뜻한다.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음극재를 제작하는 데 필수소재다. SKC는 전북 정읍 5공장에 이어 6공장이 가동을 준비 중이고, 지난 3월에는 말레이시아 코타키나발루시 공단에 약 40만㎡를 30년간 임대해 세계 최대의 동박 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SKC는 말레이시아 현지에 약 7000억원을 투자해 올해 연 5만t 규모의 생산거점 건설에 돌입한다. 2023년 상업가동을 시작하면 동박 생산능력은 현재 3만4000t에서 10만2000t으로 확대된다. SKC는 말레이시아 공장을 중심으로 2025년까지 동박 생산능력을 5배 이상 확대해 세계 최대 생산능력을 갖춘다는 전략이다. SKC는 유럽, 미국에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분리막을 살펴보는 SKIET 직원.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분리막을 살펴보는 SKIET 직원. 사진=SK이노베이션 제공
SK이노베이션 자회사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분리막 생산을 맡고 있다. 분리막(Lithium-ion Battery Separator, LiBS)이란 배터리 내부에 들어가는 얇고 불투명한 비닐로, 필름처럼 생겼다. 양극과 음극이 직접 닿지 않도록 막는 절연 소재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SKIET는 지난해 ‘티어1(Tier1)’ 습식 분리막 시장에서 점유율 26.5%로 세계 1위를 차지했다. 티어1 분리막 시장은 테슬라·폭스바겐·르노닛산·포드·현대기아차 등 선두권 기업들이 생산하는 전기차에 공급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이다. SKIET를 비롯해 일본의 아사히카세이, 도레이 등 고품질 분리막을 생산할 수 있는 소수 기업들만이 진입해 있으며, 고성장이 예상되며 마진이 높다. SKIET는 최근 사업 확장을 위해 기업공개(IPO)를 추진했으며, 이를 통해 1조3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IET는 모집한 자금을 투자해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 1위 굳히기에 들어간다. 업계에 따르면 SKIET는 특히 습식 분리막에서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노재석 대표는 “기업공개를 성공적으로 마무리 짓고, 향후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프리미엄 분리막 시장에서 회사의 점유율을 지속적으로 늘려 시장 선두 지위를 굳건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SK머티리얼즈는 미국 실리콘음극재 벤처기업 그룹14테크놀로지에 150억원을 투자해 음극재 사업에 진출할 예정이다. 그룹14테크놀로지는 현재 리튬·실리콘 배터리 소재 ‘SCC55’를 개발하고 있다. SCC55는 배터리 용량을 5배, 에너지 밀도를 최대 50% 키울 수 있다.  이밖에 배터리 제조 단가의 30%를 차지하는 양극재 사업에도 SK그룹차원에서 M&A나 지분투자 형태로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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