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이재영 기자]반도체 공정용 소재 국산화를 선도해온 SK머티리얼즈는 꾸준한 성장을 거듭해 올해 첫 매출 1조클럽 진입이 예견되고 있다. 그동안 공격적 증설 투자로 회사의 재무적 부담이 컸지만 올해는 투자 회수기에 접어들어 턴어라운드가 예상된다.
26일 SK머티리얼즈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3대 품목 중 하나인 불화수소가스의 고순도 제품 양산에 성공해 소부장 대장주로 주목받았다. 본래 당사의 주력 제품은 반도체 공정에 쓰이는 특수가스 삼불화질소(NF3)로, 이 제품 역시 SK머티리얼즈가 국산화에 성공해 세계 생산량 1위까지 올린 당당한 역사가 있다.
NF3는 국내외 증설투자로 2016년 이후 경쟁이 심화됐으나 반도체 신규 공장 가동 및 D램 미세화, 3D 낸드 단수 증가 등 수요 증가로 최근 수급상황이 개선되는 추세다. SK머티리얼즈는 NF3 외에도 모노실란(SiH4), 육불화텅스텐(WF6) 등 다양한 특수가스 및 산업가스를 생산하며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다.
이처럼 안정적인 사업경쟁력은 꾸준한 성장으로 이어진다. 2016년 OCI에서 SK 계열에 편입된 후 △특수가스 및 산업가스 대규모 증설 △SK트리켐, SK쇼와덴코, 한유케미칼,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 SK머티리얼즈제이앤씨 등 자회사 설립 △대규모 자사주 매입 △배당유출 등이 이어지며 순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증가했다.
올해도 SK머티리얼즈에어플러스 대규모 설비 투자가 남았지만 특수가스 판매량 증가와 자회사 실적 성장세 속에 영업현금창출 규모가 확대되며 장기적으로 재무안정성은 개선될 것으로 점쳐진다. 지난해 SK머티리얼즈의 부채비율은 303.9%에 이르렀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200%대로 떨어질 것을 예측한다.
실적은 꾸준한 상승세다. 매출은 2018년 6873억원에서 2019년 7722억원, 지난해 9550억원까지 오르막을 탔다. 올해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는 1조1000억여원으로 추산되고 있다. 이익도 불황을 뚫고 전진 흐름을 계속하고 있다. 2018년 영업이익은 1829억원이었는데 2019년 2148억원, 작년 2339억원에 도달했다.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창출력도 견조하다. 영업활동현금은 같은 기간 1760억원, 2515억원, 2817억원으로 꾸준히 확대됐다. 회사의 투자활동현금은 지난해 마이너스 4542억원으로 최근 수년간 가장 많은 돈을 쓰며 확장에 주력했지만 설비투자가 차츰 마무리되면서 올해 지출은 줄어들 전망이다. 회사는 올해 남는 현금을 바탕으로 부채 상환액을 늘려 재무 안정성을 도모할 듯 보인다.
SK머티리얼즈는 2분기부터 OLED 소재와 반도체 포토레지스트 양산도 본격화했다. 각각 자회사인 SK머티리얼즈제이앤씨와 SK머티리얼즈퍼포먼스가 수행하는 사업이다. 이들 자회사의 매출액이 급증하며 모회사의 투자 회수에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파운드리 대규모 증설 등 반도체 업체들의 공격적인 투자 계획에 따라 특수가스 시황도 우호적인 환경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방 반도체 업황이 호조를 보여 공급과잉 상태였던 NF3 수익성이 개선되는 추세”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