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거티브 스크리닝’ 도입…향후 운용 지침에 ‘투자제한’ 조항 신설
구체적 방안·시기 미정…향후 5년간 기금 운용 목표 수익률 5.1%
[매일일보 조성준 기자] 국민연금이 기후변화 위기 속에 탄소 배출을 감축해야 한다는 데 뜻을 함께하며 앞으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를 하지 않기로 했다.
국민연금 기금운용위원회(기금위)는 28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국민연금기금 투자제한 전략 도입 방안’ 등을 심의·의결했다.
이날 기금위는 논의를 거쳐 ‘탈(脫)석탄’ 운용 정책을 선언하고, 향후 석탄 채굴 및 발전 산업에 대해 투자를 제한하는 내용의 ‘네거티브 스크리닝’을 도입하기로 했다.
네거티브 스크리닝이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부정적으로 평가되는 산업이나 기업군을 투자 가능 종목 혹은 투자 포트폴리오에서 제한하는 방향의 정책을 일컫는다.
기금위는 우선 탈석탄 선언을 시작으로 앞으로 국내·외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투자를 하지 않기로 하고, 단계별 실행 방안을 수립해 투자제한 전략을 준비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에는 관련한 연구 용역을 수행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학계·기업 등 다양한 이해 관계자의 의견을 반영해 실행 방안을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기금위는 전했다.
아울러 기금위는 ‘국민연금기금 운용지침’에 투자제한 조항을 신설하고 향후 탈석탄 운용정책 방향을 공표해 기금운용 방향의 일관성을 유지하고 예측 가능성도 높일 계획이다.
기금위는 이날 공개한 선언문에서 “기후 변화와 강화되고 있는 국제환경규제에 대비해 세계 3대 연기금인 국민연금기금은 탈석탄 운용 정책을 선언하고, 위험관리 측면에서 기금 운용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민의 안정적인 노후 소득을 책임지는 장기투자자로서 지속 가능한 사회 구현을 위해 노력하겠다”며 “저탄소 산업 생태계 조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탄소 중립 사회로의 전환에 선도적 역할을 수행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향후 5년간의 기금운용 계획 및 중기 자산 배분안도 의결됐다.
중기 자산 배분안은 기금의 수익성·안정성 제고를 위해 매년 수립하는 5년 단위의 기금운용 전략으로, 기금위는 실질 경제 성장률과 물가 상승률 전망치 등을 고려해 향후 5년간 목표 수익률을 5.1%로 정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한 목표 비중은 2026년 말 기준으로 주식 50% 내외, 채권 35% 내외, 대체투자 15% 내외 등이다.
기금위는 “‘기금 축적기’ 기간에 적극적인 기금운용 필요성과 시장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다”며 “목표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자산 비중은 2026년까지 점진적, 단계적으로 조정해 나갈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회의에서는 기획재정부에 제출하는 내년도 기금운용계획도 다뤄졌다.
‘2022년도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기금 수입은 연금보험료 53조원을 포함해 총 131조원이고, 지출은 연금급여 지급을 위한 31조원 등 총 32조원으로 예상된다. 지출을 제외한 약 99조원이 여유자금으로 운용될 예정이다.
이를 고려한 내년 국민연금기금 자산은 주식 419조원, 채권 404조원, 대체투자 128조원으로 각각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