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후판‧자동차 강판 인상 잇따라
포스코‧현대제철, 2분기 영업익 급증 전망
[매일일보 김명현 기자] 국내 철강업계가 글로벌 수요 폭증으로 신바람이 난 모양새다. 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수요 급증에 따른 제품 가격 상승으로 2분기 대폭적인 수익 증대가 기대된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철강제품 가격은 세계 각국의 경기부양책과 원재료인 철강석 가격 상승 등으로 급등하고 있다.
대표 철강제품이자 건축자재, 자동차용 강판 생산 등에 필요한 열연강판은 지난달 말 기준 국내 시장에서 톤당 130만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97% 올랐다. 열연강판이 톤당 100만원을 넘어선 것은 2008년 이후 처음이다.
철강재 인상의 주원인은 철광석 가격 상승에 있다. 한국광물자원공사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기준 철광석 가격은 톤당 191.38달러에 달한다. 전년 동기(97.53달러) 대비 2배가량 오른 셈이다.
또 각국 정부의 인프라 투자 확대, 자동차·가전 등 수요 증가가 철강재 가격을 밀어올리는 형국이다. 방민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팬데믹 회복을 위한 각국 정부의 정책 효과는 인프라 투자뿐 아니라 완성차, 가전과 같은 소비재의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포스코,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올해 들어 원자재 가격 상승 등을 근거로 차량용 강판값 인상을 완성차업계에 요구했고, 톤당 5만원 인상 합의를 이끌어 냈다. 공급가 인상은 이달부터 적용된다.
컬러강판을 주력으로 하는 동국제강과 KG동부제철도 6월 철강재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컬러강판은 냉연강판 등에 색상과 무늬를 입힌 제품으로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과 건축 자재 등에 쓰인다.
또 철강업계는 앞서 국내 조선업체와 올 상반기 공급되는 선박용 후판(두께 6㎜ 이상 철판) 가격을 톤당 10만원 인상한 바 있다. 후판 가격도 올 초 톤당 75만원에서 지난 4월 10년 만에 100만원을 돌파하는 등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잇단 철강재 가격 인상으로 철강사들은 수익성 개선에 청신호가 켜졌다. 증권가는 철강업계의 2분기 영업이익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증권가 컨센서스에 따르면 포스코는 2분기 별도 기준 영업이익이 1조2422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2분기 1085억원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전환이다. 현대제철 역시 2분기 연결 기준 전년 동기(140억원) 대비 2775% 증가한 4025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전망이다.
철강업계에선 제품가 인상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글로벌 수요가 몰리면서 하반기 조선 후판, 자동차 강판 가격이 추가 인상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업계 관계자는 "전 산업군에 걸친 수요 증가로 하반기 철강재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다만 가격 협상은 여러 변수가 작용하는 만큼, 철광석값과 자동차‧조선‧건설 등 산업 시황이 종합적으로 고려될 것"이라고 말했다.
좌우명 : 내일 지구가 멸망할지라도 오늘 한 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