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현대제철 등 철강사는 수익성 개선 기대
[매일일보 박주선 기자] 철강제품을 만드는 주원료인 철광석 가격이 치솟으면서 국내 제조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철강사들은 수익성 개선에 기대를 걸고 있는 반면, 자동차와 조선업체들은 원가 부담 가중에 따른 실적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8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와 기아, 포스코, 현대제철은 최근 자동차 강판 공급 가격을 톤(t)당 5만원 인상하는 데 합의했다. 자동차용 강판 가격이 오른 것은 2017년 하반기 이후 4년 만이다. 이외에도 철강사들은 조선업체와 올해 상반기 공급되는 선박용 후판 가격을 t당 약 10만원대 전후로 인상하기로 했다.
자동차 강판과 후판 값의 연이은 인상은 철광석 등 원료 가격이 급등하고 있어서다. 철광석 가격은 지난달 12일 톤당 237.57달러로 역대 최고치를 찍은 뒤 190달러대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불과 지난해 5월 톤당 91.63달러였던 점을 감안하면 무려 2배 이상 급등한 셈이다.
철광석 가격이 오르면서 자동차용 강판 생산에 필요한 열연과 냉연 강판 가격도 고공행진 중이다. 열연 강판 유통 가격은 1월 말 t당 88만원에서 지난달 21일에는 130만원을 돌파했다. 선박을 만들 때 필요한 후판(두께 6mm 이상의 두꺼운 철판) 유통 가격 역시 4월 말 110만원에서 지난달 21일 130만원으로 뛰었다.
이번 가격 인상으로 자동차업체는 원가 부담이 가중 될 전망이다. 현대차·기아는 그동안 수익성 하락 등을 이유로 자동차용 강판 가격을 올리지 않았지만, 최근 원자재 및 제품 가격이 크게 오른 점을 고려해 인상안을 수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사들 역시 후판 가격이 오르면 즉각적인 비용 인상으로 이어지는 만큼 수익성 악화를 우려하고 있다. 후판은 선박 건조 비용의 약 2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높다. 또 철강사들이 하반기에도 후판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어 추가적인 원가 부담이 예상된다.
반면,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사들은 가격 인상에 따라 수익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차·기아에 공급하는 연간 자동차 강판은 각각 포스코 70만t, 현대제철 550만t가량으로 알려졌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현대제철이 최근 자동차사와 공급가격 인상에 합의한데다 조선사들과도 상반기 후판 가격 인상을 합의하면서 향후 수익성 향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면서 “반면, 자동차업체와 조선사들은 원가 부담 가중으로 수익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