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장기 조세정책, 법인세 줄이고 부가세 늘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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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장기 조세정책, 법인세 줄이고 부가세 늘리고
  • 강준호 기자
  • 승인 2013.07.23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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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학원에도 부가세 과세…소득세 면세자 축소
[매일일보 강준호 기자] 앞으로 우리나라의 세수정책이 법인세 부담은 완화하고 소득세·사회보장기여금·부가가치세 수입 등은 증대시키는 방향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특히 기존에 세금을 부과하지 않던 금융·학원 등 부가가치세 면세 영역이 중장기적으로 과대 대상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책 연구기관인 조세재정연구원은 23일 조세정책 방향 공청회에서 이런 내용 등을 담은 중장기 개편 방향을 발표했다.그동안 우리나라의 세수정책이 조세재정연구원(구 조세연구원)의 용역을 토대로 가닥을 잡은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이번 발표 내용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세수정책의 큰 정책방향이 될 전망이다.안종석 선임연구위원은 조세전략을 바꿔야 하는 이유로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노동 투입 한계, 저축률 하락에 따른 투자 감소 및 잠재성장률 하락 우려 등을 꼽았다. KDI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전망치는 2011~2020년 3.8%, 2021~2030년 2.9%, 2031~2040년 1.9%로 예상되고 있다.아울러 고령화에 따른 재정수요 증가, 기후·환경 변화, 부익부빈익빈 심화, 통일비용 등도 전제조건으로 달았다.이에 따라 안 연구위원은 법인세는 효율성 관점에서 소득세와 부가가치세에 비해 열등하고 형평성 개선에도 기여치 못한다며 법인세 인하를 주장했다.대신 부가세는 효율성 관점에서 매우 우수하고 형평성을 악화시키는 효과가 그다지 크지 않다며 금융·의료용역, 학원 등 고매출 업종에서는 부가가치세 과세범위를 확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간접세 성격의 부가세가 조세 저항을 덜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풀이된다.하지만 일부에서는 올 상반기 10조원의 세수부족 문제가 MB정권에서 법인세율을 인하했기 때문이라는 시각이 있고, 부가세 범위 조정 등 간접세 확대방안도 조세 저항없이 세수를 확대하기 위한 꼼수라는 지적이 가능해 개편까지는 상당한 부담이 예상된다.안 연구위원은 또 “소득세와 사회보장기여금은 효율성 관점에서 부가세보다 못하지만 법인세보다 우월하고 형평성 관점에서는 가장 중요한 세목”이라고 강조했다.이를 위해 그는 소득세는 면세자를 축소하고 과표양성화를 통해 적은 소득이라도 세금을 내는 국민개세주의(國民皆稅主義)를 실현하는 방향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또한 법인세는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에서 감면제도를 정비하고 재산과세는 부동산 거래 정상화를 위해 거래세는 인하하고 보유세는 강화하는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특히 상속증여세는 비효율성이 크다며 어느 정도의 누진성은 감내하면서 투자와 성장 저해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는 적절한 조화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전했다.여기에 소비과세는 면세 범위를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등 과세기반을 확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안 연구위원은 “경제적 상황을 고려해 매년 조세정책 방향을 설정하고 세제개편안을 만들었으나 중장기적 관점이 결여됐다는 비판이 있었다”며 “중장기적 개편방향을 설정한 후 당면한 경제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세제개편안을 만들면 시의성을 잃지 않으면서 정책의 일관성과 합리성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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