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김정인 기자] 내달 1일 중국 공산당 창당 100주년과 같은 달 11일 북중우호조약 60주년을 맞아 북한과 중국이 밀착하는 가운데 내년 수교 30주년을 맞이하는 한중 관계는 미중 신냉전으로 인해 변화의 기로에 서 있다. 특히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을 계기로 ‘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이라는 이른바 안미경중(安美經中) 노선이 크게 흔들리는 분위기다.
지난 5월 한미정상회담은 대북 군사안보 중심의 한미 동맹을 글로벌 경제 동맹과 첨단기술 동맹으로 확대·발전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는 곧 한국이 미국 쪽으로 기울며 안미경중 노선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는 관측으로 이어졌다. 게다가 한미정상회담에서 대만, 쿼드, 남중국해 항해자유 문제 등 미중 갈등과 직결된 사안들이 거론되면서 한국이 미국의 대중 견제에 일부 동참하는 모양새가 연출되기도 했다.
이후 중국은 문재인 대통령의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가 직전(9일) 이뤄진 한중 외교장관 전화통화에서 노골적인 불만을 나타냈다. 당시 중국 왕이 외교부장은 정의용 외교장관에게 “미국이 추진하는 인도태평양 전략은 냉전적 사유로 가득 차 있고 집단적 대립을 일으킨다. 중국은 이에 결연히 반대한다”며 “미국의 왜곡된 장단에 휩쓸리지 말라”고 경고했고, 이를 외교부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기까지 했다.
2015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중국 항일전쟁 승전기념일 열병식 참석 등 한때 밀월관계였던 한중 관계는 박근혜 정부의 사드(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 이후 얼어붙었고, 2017년과 2019년 문재인 대통령의 두 차례 방중으로 해빙 분위기가 일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방한도 미뤄지며 명확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