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성동규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들이 현 정부의 부동산정책 기조를 이어받는 모양새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전통적인 여권 지지층을 잡기 위한 어쩔 수 없는 행보라고 평가했다. 그러나 내년 대선 승리를 위해선 ‘중도 외연 확장’에 초점을 맞췄어야 했다고 짚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민주당 대선주자들은 부동산 규제정책을 통한 집값 안정에 대한 실현가능성과 실효성은 둘째 치더라도 국민 모두가 이를 진정으로 바라는지 답할 필요가 있다. 정책의 면면을 살펴보면 한쪽으로 전도돼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가 없다. 이는 지지 정당과 후보가 확고한 유권자인 ‘집토끼’를 잡는 데 성공적인 정책일 순 있지만, 유동적인 ‘산토끼’를 잡기에는 한계가 뚜렷하다는 것이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리서치 본부장은 “4·7 재보궐선거 참패 이후 여당은 ‘정부의 기존 부동산 정책에 대한 전면 재검토’를 약속했다”면서 “그런데 여당 대권 주자들은 오히려 기존 정책을 강화하며 거꾸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장 본부장은 이어 “최종 후보자로 선출되려면 예비경선과 본 경선에서 당원의 지지를 받아야 하다 보니 당연한 선택이었다”면서 “문제는 대선에서 승리하려면 중도층의 민심을 잡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들이 원하는 게 무엇인지 고민이 부족해 보인다”고 덧붙였다. 현재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비필수 부동산의 조세 부담 확대와 국토보유세 등을, 이낙연 전 총리도 부동산 증세를 정책 전면에 내세웠다. 정세균 전 총리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도 비슷한 정책을 제시했다. 하지만 최근 집값 급등이 이와 같은 규제 정책의 부작용과 무관치 않다고 여기는 국민이 적지 않은 만큼 야당 대선 후보들보다 더 많이 ‘중도 표심’을 잡으려면 아직 설익은 정책에 대한 궤도 수정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도 궤를 같이했다. 권 교수는 “이 전 총리의 ‘토지공개념 3법’(택지소유상한법·개발이익환수법·종합부동산세법)의 경우 시장경제 논리에 반하는 정책으로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질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중도층은 ‘실용’과 ‘경제’, ‘공정’ 등의 가치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 ‘규제만이 옳다’는 극단의 정치는 외면받을 것”이라며 “이런 구도라면 내년 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이 불리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익명을 요구한 업계 한 관계자는 “정 전 총리가 종부세, 양도세 납부유예제도를 제시한 게 중도층을 끌어안기 위한 대표적 행보”라며 “원칙이 중요하지만, 때로는 변칙이 필요할 때가 있다. 둘이 조화를 이뤄야 외연을 확장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