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유료방송 사업 영위…‘구독 모델’ 개발에 특화
시장조사·마케팅 강점…AI·DX 역량, 구독 경제 적합
글로벌 기업과의 전방위 협력…‘서비스 매력’ 높아
[매일일보 정두용 기자]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이동통신 3사가 ‘구독 경제’ 사업의 외연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26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이통3사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클라우드 게임 등 신규 구독 서비스 모델을 내놨다. 최근에는 전자상거래(e커머스) 영역까지 ‘구독 모델’을 적용, 가입자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통3사는 그간 통신·유료방송 사업을 진행하며 구독 모델 상품에 대한 노하우를 쌓았다. 이를 활용한 고객 편의성 중심의 서비스 개발 역량을 ‘차별화’ 지점으로 꼽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넷플릭스의 성공으로 ‘구독 경제’가 세계적 주목을 받았지만, 이통사는 이전부터 ‘월정액’을 주력 사업으로 삼아온 기업”이라며 “‘구독 서비스’란 개념이 등장하기 이전부터 구독 모델을 적용해왔던 만큼 상품 개발 및 소비자 맞춤형 서비스 발굴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통신·유료방송 사업을 진행하며 시장조사·마케팅 등에 특화된 역량을 확보했다. 소비자 밀접형 서비스를 기획하고, 가격 경쟁력 높은 상품 개발에 적합한 사업 구조를 지녔다. 또 인공지능(AI)·디지털전환(DX) 등의 기술력을 확보하고 있어 플랫폼 개발 문턱도 낮다.
이통3사는 이 같은 역량을 기반으로 OTT 시장부터 진출했다. 인터넷(IP)TV 등을 운영하며 구축한 ‘콘텐츠 수급’ 구조로 서비스 경쟁력을 확보했다. SK텔레콤은 지상파3사(KBS·MBC·SBS)와 웨이브를 출범했고, KT는 시즌(seezn)을 운영하고 있다. KT는 지난 5일 모바일미디어 사업부문을 ‘케이티시즌’ 별도법인으로 분사, 외부 투자 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텔레콤도 오는 2023년 기업공개(IPO)를 통해 웨이브를 상장할 방침이다. LG유플러스는 IPTV를 OTT 형태로 확장한 ‘U+ 모바일tv’를 서비스 중이다.
5G 상용화 이후엔 ‘클라우드 게임’에 구독 모델을 적용했다. 클라우드 게임은 클라우드 서버를 통해 연산을 진행, 기기 성능이나 장소의 제약 없이 고사양 게임을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초고속 통신을 기반으로 하는 만큼 이통3사가 진출하기 적합한 시장으로 꼽혔다. SK텔레콤은 마이크로소프트(MS) 엑스박스 클라우드 게임을 제공하고 있고, LG유플러스는 엔비디아와 제휴를 통해 ‘지포스나우’를 운영 중이다. KT는 경쟁사와 달리 자체 구축한 플랫폼을 통해 ‘게임박스’를 서비스하고 있다. 게임박스는 론칭 1년 만에 가입자 15만명 모집에 성공했다.
이통3사는 OTT·클라우드 게임에 이어 e커머스에 ‘구독 모델’을 적용하고 있다. 특히 11번가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SK텔레콤이 공격적인 행보를 보인다. SK텔레콤은 전일 신규 구독 브랜드 ‘T우주’를 공개했다. 배달의 민족·이마트·스타벅스 등 각 분야 선도 기업들과 만든 구독 상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SK텔레콤은 이번 구독 서비스에 ‘아마존 무료배송’을 포함했다. 아마존은 지난해 말 11번가에 지분 참여를 결정한 바 있다. 이를 통해 추진되는 양사의 ‘e커머스 협력 모델’ 첫 사례가 이번 T우주를 통해 구체화됐다. 아마존·11번가 협력을 기반으로 한 ‘구독 상품 연계 패키지’는 ‘우주패스’란 이름으로 서비스된다.
유영상 SK텔레콤 무선통신(MNO) 사업 대표는 T우주를 공개하며 “35년 동안 통신사업을 한 SK텔레콤은 각 소비자와 공급자를 가장 잘 연결시킬 수 있는 사업자”라며 “수많은 유통채널과 고객을 서빙해 왔던 경험·노하우를 활용해 커머스 플랫폼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