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순환에너지시대 대표 업종, 폐기물 1t 소각에 에너지 5톤 생산
이민석 대표 “‘소각열에너지’ 탄소중립 앞장… 제도적 뒷받침 필요”
이민석 대표 “‘소각열에너지’ 탄소중립 앞장… 제도적 뒷받침 필요”
◇오염물질 농도, 감독관청에 실시간 전송…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오염방지시설’ 구축
코엔텍 사무실 본관에서 자동차로 1분 거리에 위치한 K-1, K-2 소각로는 각각 일 300톤, 163톤의 소각용량을 보유해 연간 18만5000t의 산업폐기물을 소각하고 있다. 전처리 공정을 통해 들어간 폐기물은 소각로에서 약 850~1200도 이상의 연소과정을 거치게 된다.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염화수소(Hcl), 다이옥신 등의 모든 유해가스는 △SNCR(무촉매환원탈질시설) △반건식반응시설 △건식반응시설 △집진시설 △SCR(촉매환원탈질시설) △세정탑 등의 6단계 대기오염방지시설을 통해 각종 오염물질을 완벽하게 제거한다. 폐수는 폐수 정화 처리 시설을 통해 맑은 물로 방류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산업폐기물 소각을 담당하는 ‘제어실’과 소각재 관리형 매립시설인 ‘매립지’다. 먼저 ‘제어실’은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유해물질 농도와 폐기물 소각과정을 모두 CCTV 모니터링으로 실시간 체크하고 있었다. 또 모든 소각전문시설에는 정부에서 운영·관리하는 굴뚝자동측정기기(TMS)가 설치돼 배출되는 오염물질의 농도가 실시간으로 감독관청으로 전송된다. 대기배출기준의 준수 여부가 철저하게 감시·감독되고 있는 것이다. 김재일 코엔텍 공장장은 “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 배출허용기준의 경우 석유, 금속, 시멘트 등의 전통적인 굴뚝산업은 130~270ppm인 반면, 소각전문시설은 50ppm으로 가장 강화된 기준으로 관리되고 있다”고 말했다.◇‘소각열에너지’, ESG 경영 확대와 자원순화에너지 시대를 열다
기업의 생산과정에서 발생하는 산업폐기물은 손실 처리로 인한 생산수율 하락과 원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또한, 환경오염을 비롯해 이를 처리하기 위한 코스트의 상승을 초래시켜 사회적 비용을 증가시킨다. 폐기물 처리 산업이 각광을 받고 있는 이유는 폐기물을 소각하면서 나오는 재생된 ‘소각열에너지’ 때문이다. ‘소각열에너지’는 스팀·전기·난방 등의 다양한 형태로 전환시킨 에너지를 의미하며, 정유공장을 비롯한 석유화학공장·제지공장·섬유공장 등 다양한 제조업에서 사용되고 있다. 이밖에 지역난방공사·열병합 발전소·식음료 제조업체 등에 스팀이나 온수로 공급되기도 하고, 일부 소각전문시설은 자체 발전기에서 생산된 전기를 한전에 판매하기도 한다. 코엔텍의 경우 인근에 위치한 SK에너지, SK picglobal 등에 74만t 가량의 스팀을 판매해 지난해만 250억원의 수익을 올렸다.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민간 소각전문시설이 생산한 소각열에너지는 원유 약 200만t을 대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온실가스 660만t을 저감할 수 있는 규모이며, 자동차 약 6만대를 1년 이상 운행할 수 있는 연료와 맞먹는 엄청난 에너지다. 이 대표는 “원유를 사용해 스팀을 생산하는 것보다 소각열에너지를 회수해 생산한 스팀을 사용하면 기업들이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일 수 있어 탄소배출권 거래에서도 이득을 보게 돼 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면서 “전 세계 패러다임으로 떠오르는 ESG 중 환경경영에 초점을 맞춘 체계적인 지속가능 경영을 가능하게 하는 방법이다“라고 강조했다.◇주먹구구 ‘환경규제’, 갈길 먼 거북이 행정
이처럼 국내 폐기물 처리업계의 소각전문시설은 지난 40여년의 노력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대기오염방지시설을 갖췄지만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이 부실해 산업폐기물 처리 대란은 지속하고 있다. 특히 동일시 적용해야 할 환경 규제도 엇박자를 내고 있어 국가오염물질 관리에 구멍이 뚫린 상태다. 현재 소각전문시설 업계만 놓고 보면, 타지도 않는 폐토사·불연물은 법적으로 모두 소각로에 투입해야 한다. 업계는 이러한 제도적 모순으로 불필요한 노동과 시간, 설비에 대한 재무적 부담 등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폐기물 배출처에서 불가피하게 반입되는 폐토사·불연물을 ‘사전분리 제도’ 허용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요구했으나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이 대표는 “소각되지 않는 악성폐기물 증가로 인해 소각시설들은 효율 저하를 겪고 있으며, 이로 인해 소각열에너지 회수가 원활하지 않다”며 “정부에서 폐토사·불연물 사전분리를 허용해 가연성폐기물만 최대한 소각하도록 해준다면 소각 시설의 안정적 운영과 탄소중립에 필수인 소각열에너지 생산량 증가가 가능하며, 소각시설 부족사태 해결과 온실가스 발생량 감축에 기여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조속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누구도 예외할 수 없는 환경 관리 대상에서도 정부의 엇박자는 여실히 드러났다. 환경오염시설 통합허가대상으로 98개 업종 1400여개 사업장이 지정 받았으나 유독 각종 폐기물을 대체연료 및 대체원료로 사용하고 있는 시멘트 업계가 그 대상에서 제외된 것이다. 업계에 따르면, 시멘트는 제조설비로 관리를 받고 있다. 미세먼지 원인 질소산화물 배출기준 법에는 매출 허용기준을 80ppm으로 규정하고 있으나 2015년 이후 신설시설에만 적용토록 해 현재 가동 중인 모든 시설이 2015년 기준 270ppm으로 국내 모든 시멘트 공장에 적용하고 있다. 사실상 사양산업에 눈속임을 부린 ‘꼼수 정책’이란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이 대표는 “시멘트 업계가 자체 조사한 보고서를 보면 유연탄 탄소배출 계수는 95t CO₂/TJ이고, 대체연료로 쓰고 있는 가연성 폐기물의 평균 탄소 배출계수는 87.33t CO₂/TJ으로 유연탄과 유사한 것으로 조사됐다”면서 “하지만 열량면에서 2t의 폐기물이 1t의 유연탄을 대체하고 있는 실정을 감안하면 같은 열량을 확보하기 위해 약 2배의 탄소 배출을 할 수 밖에 없는 구조에서 폐기물 대체 사용이 어떻게 탄소중립의 대표 사례로 포장될 수 있는지 염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마지막으로 정부의 소각열에너지 방치에 대한 아쉬움도 토로했다. 그는 “폐기물 처리 시설은 우리 산업의 필수불가결한 기반시설임은 분명하지만, 원활한 폐기물 처리는 사실상 불가능하고, 제대로 활용도 못해 아쉬운 현실에 처해있다”며 “특히 신재생에너지인 소각열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지원 정책은 전무한 상태다. ‘자원순환기본법’,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법에는 소각열에너지에 대한 정의가 아예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라도 정부가 ‘방치에너지’가 아닌 ‘실체화된 에너지’로 법제화하고 효율적으로 관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저작권자 © 매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