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조민교 기자] 전 세계가 갈수록 인플레이션 압력에 짓눌리고 있다. 한국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17일 연합인포맥스에 따르면, 두바이유 현물 가격은 지난 6일 80달러에 처음 진입한 뒤 지난주 내내 81∼82달러대(종가 기준)로 고공행진 중이다. 국제유가는 다음 달 배럴당 90달러를 돌파해 이후 100달러까지 상승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에 더해 최근 전력난을 겪는 중국 등이 석탄·석유·천연가스와 같은 에너지 연료 확보에 나서면서 석유 이외 다른 국제 연료 가격도 치솟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글로벌 공급망 붕괴 문제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세계적으로 인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이로 인해 미국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4%까지 오르며 4개월째 5%대 상승률을 기록했다. 또 유럽은 9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4%(잠정치) 올랐고, 중국은 9월 생산자물가가 전년 대비 10.7% 오르며 1996년 관련 통계 작성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에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긴축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올 들어 13개 중앙은행이 인플레이션 우려를 들어 최소 한 번 이상 기준금리를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외 의존도가 높은 한국도 본격적인 영향권에 들어섰다. 한국석유공사의 오피넷에 따르면, 올해 초 1400원 초반 수준이던 휘발유 가격은 지난 15일 전국 평균 리터당 1710.2원, 최고가 지역인 서울은 리터당 1792.8원까지 올랐다. 휘발유 가격이 1700원을 넘은 것은 2014년 말 이후 7년 만이다. 원유는 다양한 상품의 원재료 성격이 강한 만큼 유가 상승은 단순히 석유류 가격을 넘어 국내 물가 전반에 악영향이 예상된다.
실제 정부는 지난 15일 ‘경제동향 10월호’를 발간하면서 “10월 물가는 정책적인 요인에 따른 기저 요인이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유가와 환율이 오른 상황이라 상방 압력이 높은 게 사실”이라며 “이런 요인들로 인해 3% 상승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 같고 기술적으로 봐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3%대 물가가 현실화된다면 2012년 2월(3.0%) 이후 거의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에 따라 지난 8월 기준금리를 0.75% 수준으로 올린 한국은행은 11월 추가적인 금리인상을 예고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