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여이레 기자] LG복지재단은 25년 간 무료 진료로 어려운 환자들을 돌보고 교통사고 부상자를 돕다 세상을 떠난 내과 의사 고(故) 이영곤(61) 원장에게 'LG 의인상'을 수여했다고 27일 밝혔다.
또 해양경찰 업무를 수행하며 25년간 매달 헌혈해 받은 헌혈증을 백혈병 어린이들을 위해 기부해온 권재준(42) 중앙해양특수구조단 경위와 31년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청소, 물품 지원, 보일러 수리 등 꾸준히 봉사활동을 이어온 신동환(52) 해양경찰교육원 경감, 천장 붕괴 위기에서 20여명의 시민들을 대피시켜 대형 인명피해를 막은 김민성(45) 대구시청 주무관에게도 ‘LG의인상’을 수여했다.
이영곤 원장은 1996년부터 경남 진주시 중앙시장 인근에서 '이영곤내과의원'을 운영하며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는 치료비와 약값을 받지 않았다. 또 매주 3회씩 교도소의 재소자들을 진료하는 한편 어렵게 공부하는 학생들의 장학금도 지원했다.
'진주시 슈바이처'로 불리던 이 원장은 지난달 22일 남해고속도로에서 교통사고 현장을 목격하고 부상자들을 살핀 후 자신의 차로 돌아가던 중 다른 차에 치여 유명을 달리했다.
그의 지인들은 “이 원장은 평소에도 자신이 받은 만큼 사회에 도움을 주겠다는 일념이 강했다”며 “오로지 주변의 어려운 이웃과 환자의 안위만을 위해 의술을 베푼 진정한 의사였다”고 말했다.
진주시는 보건복지부에 이 원장에 대한 의사자 지정 직권을 청구했다.
LG는 이어 바다에서 사람을 구하는 일을 업으로 수행하면서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수십 년 간 봉사를 이어온 2명의 해양경찰에게도 LG 의인상을 수여했다.
권재준 경위는 고등학교 1학년인 1996년부터 25년간 매달 헌혈하면서 헌혈증 220장을 백혈병·소아암 아동을 위해 기부했다. 또한 소외계층 아동 7명을 13년간 정기후원하고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등 기관에서 안전 교육 봉사를 이어가고 있다.
권 경위는 이번 LG 의인상 상금 전액을 백혈병소아암 환우 등을 위해 기부했다.
신동환 경감은 1990년부터 대한적십자사 한려봉사회 소속으로 독거노인, 어린이와 같은 취약계층 이웃을 대상으로 청소, 필요물품 지원, 보일러 수리, 마을 어르신 쉼터 제작 등 31년간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봉사 시간만 합해도 약 3900시간에 이른다.
김민성 대구시청 주무관은 지난 11일 경북 경산시 대평동의 한 정육점에서 건물 붕괴의 조짐을 느껴 20여명의 사람들을 대피시켰고 건물을 빠져나가던 중 천장이 무너지며 부상을 입어 아직 치료 중이다.
LG관계자는 “의사로서 평생 선행의 삶을 몸소 실천하고 마지막 순간까지 얼굴도 모르는 부상자를 돕다 돌아가신 故 이영곤 원장의 희생정신을 기리고, 각자의 영역에서 헌신과 봉사의 귀감이 된 의인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LG 의인상은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한다’는 故 구본무 회장의 뜻을 반영해 지난 2015년 제정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