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법 두고 충돌한 의료계…‘의·병협-간협’ 갈등 깊어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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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법 두고 충돌한 의료계…‘의·병협-간협’ 갈등 깊어지나
  • 김동명 기자
  • 승인 2021.11.23 1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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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일 복지위서 간호법 및 102개 법안 심의 예정
보건의료단체 ‘반대’ VS 간호사 단체 ‘절대사수’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국회심의 반대’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간호사협회를 제외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한국요양보하사중앙회 등 10개 의료단체가 참가했다. 사진=의협 제공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이 지난 22일 오후 국회 앞에서 열린 ‘간호법 제정 국회심의 반대’ 공동 기자회견에서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대한간호사협회를 제외한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한국요양보하사중앙회 등 10개 의료단체가 참가했다. 사진=의협 제공
[매일일보 김동명 기자]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조만간 열릴 법안심사 소위원회에서 간호법을 포함한 102개 법안을 심의할 예정인 가운데, 의료단체가 법안 폐기를 주장하며 연대에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대한간호협회도 ‘간호법 제정을 위한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하고 결의대회를 추진하겠다고 맞불을 놓은 상황이라 의료단체와 간호사 간의 갈등이 깊어질 전망이다.
23일 의료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가 간호법 심의를 예고하면서 간호법 제정을 둘러싼 대한의사협회 등 10개 단체와 대한간호협회의 대립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복지위는 오는 24일 오전 지난 3월 더불어민주당 김민석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법, 국민의힘 서정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법, 국민의당 최연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간호 조산법 등 3건을 병합 심의하기로 했다. 이들 법안은 의사 중심으로 업무체계를 규정하고 있는 현행 의료법을 간호사에 적용하기 어렵다는 취지에서 출발했다. 그러자 법안 심의를 앞두고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총 10개의 보건의료단체는 반대 목소리를 내기 위해 연대했다. 의협과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정보협회는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간호법안의 부당함을 주장했다. 이들 단체는 “현행 의료법과 노인복지법에 근거하고 있는 간호조무사와 요양보호사를 간호사만의 보조인력을 만들어 간호사가 이들 위에 군림하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이라며 “간호법안이 만들어지면 보건의료생태계의 심각한 교란을 야기해 응급구조사를 포함한 타 보건의료 직군의 업무영역을 침탈하고 타직종의 존립마저 위태롭게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10개 단체는 현재 발의된 간호법안은 간호사만 찬성하고 다른 당사자는 모두 반대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단체 측은 “간호사와 함께 간호인력으로 분류되는 간호조무사는 물론이고 의사, 치과의사, 한의사도 당사자에 속하고 현재 발의된 법안에 들어있는 요양보호사까지 당사자가 됐다”라며 “간호법 관련 당사자 가운데 찬성하는 직종은 간호사밖에 없다”고 언급했다. 대한간호조무사협회와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도 “간호법은 간호조무사 및 요양보호사를 간호사의 지도 감독하에 두도록 해 현행 의료인 면허체계 왜곡을 시도한다”며 반발했다. 이에 간호계는 “의료법이 제정된 1950년 당시, 의사 수가 간호사의 세 배였던 데 반해 현재 간호사 수가 의사 수의 3배로 자리잡았다”며 “간호법안의 골자는 고도화, 전문화하는 간호인력 관련 사항을 독자적 법률로 제정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간호계는 법안을 통해 간호 업무 범위를 명확히 하고, 양질의 간호 인력을 수급하고 교육하는 등 체계를 갖춰 간호서비스 질을 제고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간호법이 급물살을 탄 것은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에 따라 간호 인력의 열악한 근무여건과 처우가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 탓이 크다. 간호사의 절대 부족, 잦은 이직 등이 보건 의료 체계 전반에 끼치는 영향이 드러난 것이다. 의료계 관계자는 “서로 불리했던 또는 불리한 입장을 수용할 수 없다고 대치중이기 때문에 갈등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과거 의사들의 집단행동이 있었듯 이번 간호법이 만약 통과되지 못한다면 간호사들의 집단행동이 벌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담당업무 : 제약·바이오, 병·의원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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