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선도적 기술로 수소혼소 솔루션… 수소경제 핵심 발전원 기대감
김동관 “수소혼소 발전은 가장 현실적이고 경제적 수소에너지 대안”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한화가 미국에서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 사업을 수주했다. 미래 친환경 에너지인 수소를 활용해 실질적 사업에 나선 것이다.
한화는 미국 뉴저지주에 있는 린든 열병합발전소(Linden Cogeneration Plant)로부터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 사업을 수주했다고 1일 밝혔다.
수소혼소 발전은 LNG와 수소를 활용해 가스터빈을 구동해 발전하는 방식이다. 연료로 들어가는 수소와 LNG의 비율을 ‘수소혼소율’이라 부른다. 수소혼소율이 높을수록, 즉 LNG 대비 수소 비중이 높을수록 이산화탄소 배출 절감 효과가 커진다. 수소혼소 발전은 대용량 발전 분야에서 탄소 배출 저감효과가 매우 우수해 수소경제의 핵심 발전원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한화가 이번에 수주한 수소혼소 가스터빈 개조사업에는 172MW급 가스터빈 1기에 종전보다 높은 40% 수준의 수소혼소율이 적용된다. 세계 최초로 2022년까지 상업가동 중인 천연가스 가스터빈에 수소혼소율 40%를 적용한 것이다.
수소혼소 발전은 높은 기술적 난이도가 요구된다. 가스터빈의 연료로 사용하기 위해서는 메탄 대비 높은 화염온도, 화염속도 그리고 화염변화에 따른 각종 변수를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수소혼소 발전을 두고 기계공학 기술의 총결집이라고 부르는 이유다.
한화는 각종 수소 터빈 관련 선도적 기술력을 바탕으로 높은 수소혼소율 대비 화염안정화 기술 개발과 실증을 완료한 상태다. 업계에서 한화의 수소혼소 기술이 노후화된 가스터빈 활용과 탄소배출 저감을 놓고 고민 중인 다른 발전소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부생가스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정유시설에 추가 적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 한화가 수주한 개조사업에는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한 여러 기술들이 적용됐다. 대표적으로 질소산화물 처리기술이다. 질소산화물은 미세먼지, 스모그, 산성비의 원인이 되는 환경오염물질이다. 한화의 최신기술은 수소혼소를 적용하면서도 질소산화물 발생을 9ppm 이하로 줄여 국내 대기환경관련 규제를 준수한다.
게다가 인근 정유공장에서 발생하는 부생가스도 연료로 사용 가능하다. 부생가스는 태워버릴 경우 환경오염 물질을 배출한다. 부생가스를 연료로 사용해 환경오염 문제 해결과 연료비 절감이라는 일거양득 효과를 거둔 것이다. 또한 자연재해로 천연가스 공급이 중단될 경우 저장이 용이한 액체연료로도 발전이 가능하도록 개조했다.
이번 한화 수소혼소 사업은 수소를 활용한 구체적 사업이라는 점도 주목을 끈다. 최근 전 세계적으로 수소 관련 투자가 쏟아지고 있지만, 눈에 보이는 실체적 사업이 거의 전무해 수소사업을 향한 부정적 시선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김동관 한화솔루션 사장은 지난 9월 ‘H2비즈니스서밋’에서 “수소혼소 발전 기술은 수소 에너지로의 점진적 변화에서 가장 단기적으로 현실적이자 경제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한화는 수소혼소 사업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현재 수소혼소율 최대 55%를 적용해 탄소배출량을 최대 20% 이상 저감하는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2023년에는 서부발전 서인천발전본부 가스터빈 1기에 수소혼소 발전을 적용해 연간 이산화탄소 1600만톤을 저감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