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고·힙합퍼 등 개성있는 스타일 추구하는 고객 타겟팅
매출액, 회원·앱 다운로드 수 등 주요 지표 성장세 '뚜렷'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보편적 입맛에 맞는 스타일이 아닌 특정 콘셉트를 중심으로 제품을 소개하는 패션 플랫폼들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이들 플랫폼은 콘셉트에 충실한 제품만을 판매해 패션업계의 틈새시장을 노린다. 이를 통해 고유한 정체성으로 독자적인 고객층을 타겟팅하며 성장한다는 전략이다.
9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고유한 콘셉트를 추구하는 패션플랫폼들이 틈새시장에서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이들 플랫폼은 특정 니즈를 추구하는 소비자를 겨냥해 제품을 구성하며 정체성을 유지하는 모습이다.
2000년 스트릿 패션 사진 커뮤니티와 웹진으로 출발한 ‘힙합퍼(HIPHOPER)’는 온라인 패션 플랫폼으로 거듭났다. 힙합퍼는 지난 20여년간 고유성과 정체성을 가진 디자이너와 브랜드를 제안하며 국내 스트릿문화를 이끌었다. 힙합퍼는 최근 이커머스 플랫폼으로 확장하며 MZ세대(1980~2000년대 초 출생한 세대)의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 2018년 패션전문기업 바바패션그룹이 힙합퍼를 인수하며 플랫폼 리뉴얼을 이어왔다. 이후 힙합퍼는 스트리트 문화에 기반해 패션, 문화, IT 등 멀티 콘텐츠를 선보이며 인지도를 쌓았다. 힙합퍼는 올해 상반기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이 3배 이상(213%), 상품 수 65% 성장을 기록했다. 또 현재 120만 MAU(월별 활동한 이용자)를 유지하고 있으며 출시 초기 대비 회원 수 120% 성장을 이뤘다.
힙합퍼 관계자는 “당사는 서브컬처(하위문화)를 상징하는 플랫폼으로써 빠르게 변화하는 유행의 흐름 속에서 민첩하게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며 “최근에는 스트릿 패션을 기반으로 MZ세대 사이에서 인지도를 쌓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패션디자이너 브랜드의 큐레이션을 전개하는 패션플랫폼도 등장했다. 신진 패션 디자이너의 제품을 소개하는 패션플랫폼 하고(HAGO)는 대형 패션기업 위주로 브랜드가 전개되는 국내 업계 분위기에서 독자적인 콘셉트를 유지하고 있다. 하고는 25~40대의 여성을 고객층으로 설정하고 중‧고가의 소규모 디자이너 브랜드를 판매한다.
하고는 지난달까지 전년 동기 대비 매출 신장률 288%를 달성하며 고성장을 이뤘다. 같은 기간 앱(애플리케이션) 다운로드 수도 전년 대비 4배(379%) 가량 증가했으며, 회원 수도 2배(192%) 늘었다. 하고는 성장세에 힘입어 지난 9월 첫 TV광고를 공개했으며 최근에는 롯데백화점 동탄점에 100평 규모의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관 ‘샵(#)16’을 오픈하며 오프라인 시장에도 뛰어들었다.
하고 관계자는 “주요 고객층을 중심으로 국내 신진 디자이너의 의류와 잡화 등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며 “다양한 마케팅을 통해 입점 소규모 디자이너 및 브랜드와 함께 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