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일보 신승엽 기자]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들이 지난 10년간 1212만t의 국가온실가스를 감축해 탄소중립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불연성 폐기물 소각으로 지난 10년간 1263만t이 국가온실가스 발생량으로 계산됐다. 이를 합산하면 2475만t의 온실가스 감축을 기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정부의 미진한 제도개선으로 인해 국가온실가스 발생량이 과다 계산되고 있다고도 했다.
10일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 단체인 한국자원순환에너지공제조합이 발표한 ‘민간 소각전문시설 소각열에너지 생산·이용 실태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 민간 소각전문시설에서 지난 10년간 안정적으로 처리한 폐기물량은 2022만t에 달한다. 그리고 이들 폐기물에서 4571만Gcal의 소각열에너지도 생산해 1212만t에 이르는 온실가스도 감축했다.
공제조합이 매년 발표하고 있는 민간 소각전문시설소각열에너지 생산·이용 실태 조사보고서의 통계를 분석한 결과, 지난 2011년부터 2020년까지 지난 10년간 소각 처리량은 161만t에서 236만t으로 46% 증가했고, 소각열에너지 생산량은 326만Gcal에서 583만Gcal으로 79% 성장했다.
원유 대체량은 2011년도 2억4000만L에서 2020년 5억7000만L로 135% 증가했고, 같은기간 온실가스 감축량은 76만t에서 179만t으로 동일하게 135% 증가했다. 10년간 온실가스 감축량을 합산하면 1212만t에 달해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이 국가온실가스를 감축시키는 효과가 큰 것으로 조사됐다.
하지만 공제조합측은 실제 국가온실가스 감축에 기여한 량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예측했다. 소각장에 반입되는 불연물의 비율이 26.7%(국립환경과학원 조사 결과)에 달해 발생하지도 않은 온실가스가 발생량으로 계산됐고, 온실가스 감축제도가 시행된 지난 10년간 불합리하게 발생된 온실가스 배출량만 1263만t에 달하기 때문이다.
국내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에서는 폐기물과 함께 타지 않는 불연물이 혼합 반입되고 있다. 이를 사전에 분리하지 못하게 하고 있어 소각로에 그대로 투입되고 있다.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의 온실가스 발생량은 반입된 폐기물 양을 기준으로 계산된다. 이로 인해 타지도 않는 돌과 흙, 철 등이 고스란히 온실가스 배출량으로 계산되고 있다.
공제조합 측은 가연성폐기물만을 소각할 수 있도록 ‘불연물 사전분리 제도’ 도입도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온실가스 감축으로 탄소중립에 기여하고 있는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은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발생하는 열인 ‘소각열에너지’를 생산해 스팀, 온수, 전기 등의 다양한 에너지 형태로 지역난방공사, 열병합발전소, 석유화학공장 등에 공급한다.
기업에서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에서 생산하는 스팀을 구매하면 자체적으로 스팀을 생산할 때 들어가는 화석연료를 대체해 그만큼의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줄이기 때문에 원유 수입 대체와 온실가스 감축 효과가 있다. 자체적으로 스팀 생산할 때 들어가는 설비 투자 및 운영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산업 경쟁력을 강화에도 기여한다.
공제조합은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은 대기오염방지시설을 통해 다이옥신, 질소산화물, 황산화물, 미세먼지 등을 최대한 제거하고, 굴뚝자동측정기기를 통해 실시간으로 대기오염물질을 관리하고 있어 폐기물의 안정적인 처리와 더불어 소각열에너지 생산에 최적화된 이상적인 자원회수시설”이라고 설명했다.
이민석 공제조합 이사장은 “조합에서는 산업폐기물 소각전문시설을 대상으로 지난 2008년부터 소각열에너지 생산‧이용 실태를 매년 발표해 소각열에너지의 사회‧경제‧환경적 우수성을 입증할 수 있는 의미 있는 결과를 얻고 있다”며 “소각열에너지는 수입에 의존하는 다른 열원과 달리 기업들이 연료 구입비용을 절감할 수 있어 경제적으로도 유익한 에너지”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아직 소각열에너지에 대한 정부의 제도적인 뒷받침과 지원 정책이 전무한 실정이기 때문에 ‘자원순환기본법’, ‘폐기물관리법’ 등 관련법에 ‘실체화된 에너지’로 법제화해야 한다”며 “불연물 사전분리 제도를 도입해 발생하지도 않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바로잡고, 소각전문시설의 안정적 운영과 탄소중립에 필수인 소각열에너지 생산량 증가가 가능하도록 조속한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