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코로나 치료제 투약 대상 50세까지 확대 예정
수시로 바뀌는 복용 가능 연령대에 신뢰성 의심
백신 부작용에 대한 정부의 모르쇠 대응도 불안 요소
[매일일보 이용 기자] 코로나19 확진자가 큰 폭으로 증가함에 따라 정부는 ‘먹는 치료제’의 투약 대상을 50세로 낮추는 것을 검토 중이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처방 받을 수 있는 치료제 종류는 지난 13일 한국에 들어온 화이자의 ‘팍스로비드’로, 정부가 지난해 12월 미국 제약사 화이자와 계약한 먹는 치료제 총 76만 2000명분 가운데 일부다. 추가로 1만 1000명분이 30일 국내에 추가로 들어온다.
김 총리는 “지금까지 투약했던 200여분에게는 확실하게 효과가 있었다. (먹는 치료제를) 투약 하면 위중증으로는 안 간다. 그것은 확실하게 드러났다“며 치료 효과를 강조했다.
식약처의 자료에 따르면, 경증에서 중등증의 고위험 비입원환자 2246명을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 증상발현 5일 이내에 팍스로비드를 투여했을 때 입원 및 사망환자 비율이 88% 감소했다.
팍스로비드는 5일 동안 3알씩 하루 2회 복용해야 한다. 의료진은 처방 이력을 실시간으로 조회할 수 있는 의약품안전사용서비스(DUR·Drug Utilization Review) 시스템을 통해 과거 처방 이력 등을 살핀 뒤, 팍스로비드 투약 여부를 결정한다.
담당 약국 역시 한 차례 더 확인 뒤 약을 제공한다. 치료제를 복용하면 담당 의료진이 매일 이상 증상 발생 여부를 관찰한다. 팍스로비드 30정 기준 가격은 530달러(60만원)지만, 한국은 경구용 치료제 비용 전액을 정부가 부담한다는 방침이다.
팍스로비드는 높은 안전성에 금전 부담도 없지만 일부에서는 정부가 복용할 수 있는 연령대를 수시로 바꾼다며 신뢰성에 문제를 제기했다. 지난 14일 먹는 치료제 도입 전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는 65세 이상 고령층과 면역저하자를 중심으로 우선 투약 대상을 정했다.
하지만 안정성 확보 차원에서 고령층에서 많이 복용하는 고혈압·고지혈·당뇨 치료제와 동시 처방을 원칙적으로 제한, 예상보다 투약이 저조하자 60세 이상으로 투약 연령을 낮췄다. 그런데 이를 다시 50세까지 낮추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중이다.
한 의료 전문가는 “정부 기관이 권장하는 팍스로비드 복용 연령대가 1달도 되지 않았는데 2번이나 바뀌었다. 이 상황에서 국민 신뢰를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혹시 모를 부작용도 먹는 치료제의 신뢰감을 떨어뜨리는데 한 몫하고 있다. 식약처는 팍스로비드의 주요 부작용은 미각 이상, 설사, 혈압 상승, 근육통 등이 있지만 경미한 수준이라 밝혔다. 그리고 부작용이 발생한 경우, 의약품과의 인과성을 따져 피해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백신 접종자의 이상 반응에 대한 정부의 미흡한 대책이 신뢰도 하락에 부채질 했다.
서울에 거주하는 조모씨(53)는 “백신 접종자가 사망했을 경우 평소 앓던 기저질환으로 사망했다며 책임을 인정하지 않는 정부를 신뢰하기 어렵다. 이번에 먹는 치료제를 복용했다가 문제가 생겨도 인과관계를 인정하지 않을 것 같다”며 먹는 치료제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또한 함께 먹어선 안 되는 약 성분이 50대에도 흔한 고혈압, 고지혈, 당뇨 등 치료제를 포함해 국내 유통 기준 23가지 이상인 것도 먹는 치료제 보급률의 발목을 잡을 가능성이 높다. 팍스로비드와 동시 처방이 금지된 진통제 페티딘과 불면증 치료제 트리아졸람 등은 관련 질병이 있다면 쉽게 처방 받을 수 있다.
관계 당국은 “먹는 치료제의 높은 치료 효과를 감안할 때 1회 투약 용량을 줄여 기존 복용 약과의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안으로 고령층에게 적극 투여함으로써 위중증률을 낮춰야 한다”고 설명했지만, 백신 부작용에 대한 미흡한 대처와 복용 연령대를 특정하지 못한 당국에 대한 불신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