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지 발표로 집값만 자극"… 작년 2·4대책 후보지역 집값 '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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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지 발표로 집값만 자극"… 작년 2·4대책 후보지역 집값 '쑥'
  • 최지혜 기자
  • 승인 2022.02.03 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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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흥·광명시 2월比 12월 집값 30%, 11% ↑
"공급 현실화 가능성 낮아"…시장 혼란만 가중
노형욱 국토부장관이 지난달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인사말을 전하고 있다. 국토부의 2·4대책이 1주년을 맞았으나 정책의 당초 목표인 집값 안정화에는 기여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사진=연합뉴스

[매일일보 최지혜 기자]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발표한 2‧4대책이 오히려 집값 상승을 부추긴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이 주택공급을 주도하기 위해 후보지와 입지를 발표할 때마다 인근 지역의 부동산 시장이 혼란을 겪은 것이다.

3일 매일일보의 취재를 종합한 결과 지난해 발표된 2‧4대책에 따른 공공택지 추진계획에 포함된 지역의 집값이 전국 평균보다 가파르게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국토교통부는 수도권과 지방에 총 25만가구를 공급할 수 있는 신규택지를 조성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후 2월 24일 국토부는 광명·시흥 신도시 7만가구와 부산 대저·광주 산정 등 총 10만1000가구의 입지를 공개했다. 이들 지역은 투기세력에 의한 집값 상승을 막기 위해 토지거래허가지역으로 지정됐다. 토지거래허가지역에서는 최대 5년간 토지 소유권과 지상권 등의 투기성 거래를 차단하기 위해 실거주 목적을 제외하고는 거래를 금지하는 제도다.

정부의 선제적 대응에도 불구하고 이들 지역에서는 집값 상승이 나타났다. 지난해 12월 기준 시흥시 주택 가격은 2월 대비 27.71%나 올랐다. 이는 같은 기간 전국 8.1%, 수도권 10.64% 상승의 3배에 달하는 큰 폭이다. 광명시도 10.96% 오르며 평균을 다소 상회는 오름세를 기록했다. 3만1000가구의 공급 입지 광주 광산구와 부산 강서구도 각각 8.43%, 9.29%로 지방 평균 5.87%보다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첫 택지발표 직후인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이 땅투기 의혹이 불거졌다. 이에 국토부는 4월 울산 선바위와 대전 상서를 비교적 소규모인 1만8000가구의 택지로 지정한 후 투기 조사 이후로 나머지 입지 발표 일정을 미뤘다. 

8월 30일에는 경기 의왕·군포·안산·화성, 인천 미추홀구·남동구·연수구 등이 총 14만가구의 공급 입지로 발표됐다. 이에 이들 입지를 포함한 지역의 9월 대비 12월 주택가격도 크게 올랐다. 경기지역의 경우 군포 3.83%, 의왕시 3.3%, 안산 상록구 3.53%, 화성시 2.38% 등의 상승세를 나타냈다. 1만8000가구의 택지로 발표된 인천 역시 연수구 4.6%, 미추홀 3.07%, 남동구 2.4% 등지의 집값이 올랐다. 같은 기간 전국 평균 주택가격 상승률은 1.81%에 불과했다.

김학렬 한국부동산조사 연구소 소장은 “발표된 개발지와 인근 지역에서 정부의 공급 계획을 호재로 받아들였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 경우 주택 가격이 단기적으로 상승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소장은 이어 “정부의 공급계획이 실현 단계에 이르러 주택 물량이 풀리게 되면 향후 2·4대책이 부동산 시장 안정화에 기여할 수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정부가 발표한 입지 80여곳 가운데 50여곳에서 지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현재로서는 정부의 이번 공급 대책이 실현되지 못하고 입지 발표에 그쳐 시장의 혼란만 가중시키게 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설명했다.

담당업무 : 건설·부동산 담당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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