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베이징동계올림픽의 교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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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베이징동계올림픽의 교훈
  • 이재영 기자
  • 승인 2022.02.09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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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일보 이재영 기자]SNS에 베이징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얘기가 많다. 우리 선수들이 판정의혹으로 탈락된 사례를 두고 중국의 편파판정에 대한 논란이 커졌다. 중국이 김치, 한복 등에 대한 동북공정으로 국민감정을 상하게 하던 차에 올림픽이 불을 지폈다. 중국 내 커뮤니티에서는 반대로 한국선수가 되레 반칙을 저질렀다며 비난하는 댓글이 많다고 한다. 우리 역시 바라보는 시선이 편향적인 게 아닌가 싶으면서도, 중국의 편파판정이 국제적 논란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는 외신 보도들도 눈에 띈다. 이러한 정황과 사례가 쌓이다보면 국가에 대한 대외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우리 사회 내에서도 편가르기가 심해지고 각자의 편은 우호적인 정보만 가려 습득하며 스스로를 고립시키는 사례가 많아졌다. 산업계에서는 최근 비슷한 논란을 일으키는 유형으로 그린워싱이 꼽힌다. 기업이 실제로는 친환경이 미흡한 수준임에도 좋은 정보만 공개하고 외부에 전달해 환경친화적 기업 이미지를 위장하는 것에 대한 논란이다. 그도 그럴 것이 환경정보는 광범위하고 기업공시 기준이나 형식이 정해져 있는 게 아니라서 전달하고 싶은 정보만 가려 배출하게 된다. 환경에 부정적인 사업 형태나 제품 특성에 대한 정보는 은폐하거나 작게 다루면서 친환경 노력을 과대 포장하는 것이다.
그린워싱 유형은 넓게 보면 ESG를 홍보하는 기업 사례에서도 발견된다. 최근 각종 사회적 이슈로 ESG 평가등급이 하락한 기업 사례를 보면 기존에 C등급 등 평가가 저조했던 기업이 그 결함을 노출한 사례도 있었지만 평소 A등급 이상을 받았던 우등생들이 한순간에 전락한 경우도 있다. 후자의 경우 불의의 사고로 볼 수도 있지만 평소 ESG 실적을 과대포장했던 정황도 의심할 여지가 생긴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부터 각종 공장 화재사고 등 사망사고가 최근에도 속출했다. 주요 기업집단 내 계열사 지원 후광을 배경으로 ESG 등급은 물론 신용등급도 높았던 기업들이 사고에 휩쓸렸다. 신용평가기관은 사태 추이가 기업에 미치는 재무적 영향 등을 지켜본 뒤 신용등급 평가에 반영하겠다고 한다. 신규 ESG 투자 정보를 전달하는 기업 공시를 조금만 내려보면 회사 횡령・배임 사건 발생 사실을 공시한 정보가 포착되기도 한다. 그린워싱 등 정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ESG 관련 공시정보의 규격화가 필요하다. 기업 스스로도 대외 우호적인 정보 전달에 역량을 쏟기보다 본질 가치를 제고하는 데 집중하기를 바란다. 꾸며진 이미지가 아닌 내재화된 ESG 경쟁력을 배양해야 건전한 기업이 가지는 사회적 효과도 누릴 수 있을 것이다. 알려진 정보나 평가와 다르게 ESG 등급 정보를 무너뜨리는 이슈가 발생한다면 결국 기업은 물론 기업집단 전체에 대한 사회적 신뢰가 추락하게 된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신규 상장을 추진하다 부진한 수요예측 때문에 계획을 철회하게 됐다. 이를 두고 HDC현대산업개발의 아파트 붕괴 사고 이후 건설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됐기 때문이란 분석도 나온다. 특정 기업 이슈가 산업 전체에 대한 부정적 사고를 심어준 현상이다. 건설업체들 역시 사고 때마다 안전을 위한 절치부심을 각오하고 대외적으로 안전경영을 홍보했지만 내실은 부실했던 셈이다. 보여주기 위한 정보를 꾸미는 데 매달리는 게 아닌 본질을 개선하기 위한 노력에 경주하는 기업만이 지속가능 성장도 담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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