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공업’·‘화학’ 이름 버리고 지배구조·생산체제 개편도
수소·소재·모빌리티 등 미래 지속가능 사업영역 넓혀
[매일일보 이상래 기자] 중공업, 철강, 자동차 등 중후장대 기업들이 생존을 위한 체질 개선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중후장대 기업들이 사명 변경·신사업 진출·지배구조 개편 등을 통해 지속가능한 기업으로 거듭나기 위해 총력을 쏟고 있다.
현대중공업지주와 두산중공업은 사명에서 ‘중공업’을 삭제했다. 전통적인 중공업에 국한하지 않고 지속가능한 미래 신사업을 확대해 ‘제2 창업’의 수준의 체질 개선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HD현대’로, 두산중공업은 ‘두산에너빌리티’로 각각 사명을 변경했다. 실제 HD현대는 미래선박, 수소연료전지. 디지털, 헬스케어 등 4대 미래사업 분야와 청정수소, 화이트바이오 분야를 육성할 계획이다. 두산에너빌리티도 가스터빈, 수소, 해상풍력, 소형모듈원전(SMR)뿐 아니라 향후 3D 프린팅, 디지털, 폐자원 에너지화 등 신사업에도 투자할 계획이다. 전통적인 중공업 분야를 뛰어넘는 신사업 확장이다.
새로운 지배구조 개편, 생산시스템 개편을 통한 체질개선도 이뤄지고 있다. 포스코는 지주사 구조로 지배구조를 재편해 철강에 국한하지 않고 수소, 배터리 소재 등 새로운 사업영역을 넓히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생산시스템 혁신을 통해 모빌리티 기업의 전환을 꾀하고 있다.
이러한 중후장대의 변신은 최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비전이 강조된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철강, 중공업, 화학 등의 중후장대 분야가 친환경에 적합하지 않다는 인식이 기업의 이미지에 부정적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두산과 현대가 사명에서 ‘중공업’을 삭제했고, SK종합화학과 한화종합화학도 사명에서 ‘화학’을 떼고 각각 ‘SK지오센트릭’, ‘한화임팩트’로 변경했다.
업계 관계자는 “친환경, ESG 등의 경영 비전이 각광을 받으면서 전통적인 중후장대 기업의 생존을 위한 체질개선은 불가피하다”며 “지속가능한 미래 사업 확대를 통한 신성장 동력 발굴에 속도를 낼 것”이라고 말했다.